삼성-LG전자, 양 보다 질....수익성에 초점
1분기 잠정실적, 나란히 매출 감소 속 영업이익 증가
무리한 양적 증가보다 수익성 증가 유리하다는 판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실적의 초점을 양보다 질에 맞추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출 증가로 인한 양적 성장보다는 수익성을 강화하는 질적 성장을 꾀하겠다는 포석이다.
12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연이어 발표된 양사의 1분기 잠정실적에서는 매출보다는 수익성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전날 발표된 LG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은 매출액 13조3621억원, 영업이익 5052억원으로 매출은 감소한 대신 수익성은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3052억원)와 전 분기(3490억원)에 비해 각각 65.5%와 44.8%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반면, 매출은 전년동기(13조9944억원)와 전 분기(14조5601억원)에 비해 각각 4.5%와 8.2% 감소하며 볼륨은 줄었다.
이같은 희비는 증권가의 예상치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매출은 14조원대, 영업이익은 4000억원대를 전망했는데 영업이익은 크게 상회한 반면 매출은 오히려 하회한 것이다.
이는 지난 7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49조원과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잠정기록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 영업이익 5조원대 중반을 전망했던 것을 감안하면 1조원 가량 격차가 발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6조1400억원)와 전년동기(5조9800억원)에 비해 각각 7.49%와 10.37% 증가했다. 반면 매출은 전 분기(53조3200억원) 대비 약 8.10% 감소한 가운데 전년동기(47조1200억원)에 비해서는 3.99%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13.5%로 전년동기(12.7%)에 비해 0.8%포인트 증가하면서 매출액보다 영업이익 증가세가 더 컸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이같은 실적이 양사가 모두 1분기 실적의 주안점을 매출보다는 수익성 중심에 둔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분기 실적은 일회성 수익과 비용 등을 어떻게 상계하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올 1분기 실적은 수익성 강조가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또 이는 메모리 가격 하락(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실적 부진(LG전자) 등 각각 부정적 요인이 작용한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2분기 이후에도 이같은 전략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10나노급 D램과 3세대(48단) 3D 낸드플래시 양산 등 압도적인 기술력과 생산성으로, LG전자는 G5 출시효과로 인한 스마트폰 실적 개선으로 향후 수익성 개선 요인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실적 발표시 수익성을 보다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며 “IT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올 한 해 양보다 질을 중요시하는 경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