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장률 전망 2%대 하향조정…"2분기 회복된다"
기존 3.0%에서 2.8%로 조정…수출‧내수 동반부진에 성장세 약세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하향조정했다. 물가상승률도 연 1.1%로 낮췄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에서 2.8%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3.2%에서 올해 1월 3.0%로 0.2%포인트 낮춘데 이은 두 번째 하향조정이다.
특히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에 중국 성장률 하락이 겹치는 등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짙게 끼어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와 설비투자의 개선 흐름이 약화되고 있다”며 “1분기의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며 완만한 개선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기존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된 3.0%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성장률 전망치 2%대로 하향조정…'금리인하 명분 될까'
일각에선 성장률 전망치의 거듭된 하향 조정으로 한은이 분석한 잠재성장률(3.0~3.2%)을 밑돌면서 금리인하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여당의 ‘경기부양 의지’가 여전하기 때문에 한은도 마냥 버티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이미 주요 경제기관들은 최근 성장률 전망치를 2.4%~2.7%수준으로 끌어내렸다. 3.0% 성장률을 전망했던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성장률 전망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7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5%로 0.3%포인트 낮췄고, LG경제연구원은 2.4%, 한국금융연구원은 2.6%로 하향조정했다.
시장에선 올해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2.6%)와 비슷한 수준인 2%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경우 2년 연속으로 3% 성장에 미달하게 되면서 ‘저성장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열 "현재 금리수준 완화적…양적완화는 원칙에 따라"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에 대해 “1분기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했고 세계교역신장률이 낮아진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완만하고 국제유가 반등, 중국경기 둔화 감소 등 대외 불확실성도 일부 해소됐다”면서 “2분기 이후로는 내수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총재는 기준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에 대해 “양적완화가 어려우면 금리 인하를 하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현재 금리 수준은 완화적인 것이 분명하고,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지난 4.13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선 “한은이 구조조정을 지원하더라도 중앙은행의 기본 원칙 안에서 하겠다”며 “중앙은행이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라는 식의 구조조정은 선진국에서 취하는 양적완화와 다른 개념”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째 동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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