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지지층 “여소야대는 정권심판 아닌 공천심판”
<데일리안-알앤써치 '국민들은 지금' 정기 여론조사>
60대 이상·여권 텃밭에서 "공천 심판" 응답자 높아
새누리당 지지층은 이번 4·13 총선에서 정권 심판이 아닌, 공천 심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인 60대 이상과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공천 심판 성격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4월 셋째 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41.3%는 16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된 원인을 ‘박근혜 정권 심판’의 성향이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새누리당의 공천을 심판했다고 답한 국민은 30.4%, ‘둘 다’라고 밝힌 국민은 21.5%로 집계됐다.
진영 별로 살펴볼 때는 시각차가 존재했다. 새누리당의 지지층 64.3%는 정권 심판보다 공천 심판에 초점을 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60.4%) 지지층과 정의당(58.3%) 지지층은 정권 심판 성향이 강했다. 다만 국민의당 지지층은 정권 심판(47.6%)과 새누리당 공천 심판(24.5%), 둘 다(23.8%)라고 대답한 응답률이 타 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격차가 작다.
연령별로 볼 때도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인 60대 이상은 정권 심판(24.8%)이 아닌 공천 심판(55.8%)을 여소야대의 큰 원인으로 꼽았다. 반면 만 19세 이상 20대(정권 심판 44.6%·공천심판 22.2%), 30대(정권 심판 50.1%·공천심판 14.6%), 40대(정권 심판 45.4%·공천심판 18.8%), 50대(정권 심판 45.4%·공천심판 34.8%)는 공천 심판보다 정권 심판을 여소야대의 원인으로 꼽았다.
여권 텃밭인 TK와 PK에서는 공천 심판 응답률과 정권 심판 응답률이 근소한 차이를 보이지만, ‘공천 심판’ 의견이 전국 평균(31.21%)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TK에서 정권 심판을 선택한 국민은 36.2%, 공천 심판을 선택한 국민은 32.4%다. PK에서 정권 심판을 선택한 국민은 34.0%, 공천 심판을 선택한 국민은 36.2%다.
이에 대해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20일 통화에서 “여소야대 정국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도 있지만,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에서의 파동과 공천 결과가 새누리당 지지층의 반감 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TK와 PK에서 타 지역에 비해 ‘공천 심판’ 응답률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PK 현역 의원 전원 공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옥새 파동’이 크다고 봤다. 그는 “PK에서는 현역 의원이 전혀 물갈이 되지 않고 모두 총선에 등판한 것에 대해 ‘사상 최악의 공천’이라는 비난을 샀고, 이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볼 수 있다”며 “TK에서는 유승민 의원 지역인 대구 동을에 무공천을 자행하고 옥새 파동을 벌인 김 대표의 책임이 크다는 시각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4.3%고 표본추출은 성,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0%p다. 통계보정은 2016년 1월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반으로 성 연령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했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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