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큰딸이 선택한 ‘갭 이어’ 구글 회장도?
유럽에서는 보편적 제도, 미국·캐나다 확산 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큰 딸인 말리아가 하버드에 진학하기 전 1년간 갭 이어를 가진다는 소식에 국내 네티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갭 이어’는 고교 졸업 후 대학 또는 대학원 입학 전, 아니면 학교 졸업 후 직장 생활 직전에 여행 등으로 사회 경험을 쌓는 기간을 통칭하는 말이다. 하버드에서는 갭 이어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최근 확산된 이 제도는 덴마크, 스웨덴, 영국 등 유럽에서는 보편적인 제도로, 영국 배우 엠마 왓슨이 갭 이어를 선택해 먼저 화제가 된 적 있다. 엠마 왓슨은 자신의 갭 이어 동안 친환경과 윤리를 추구하는 영국 공정무역 패션 브랜드 피플트리에서 디자이너로서 왓슨 컬렉션을 제작했다.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2015년에만 미국 고교 졸업자 중 3만3000명이 갭 이어를 택했다. 2011년과 비교하면 2배나 급증한 수치다. 학생마다 갭 이어에 참여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학생들은 주로 이 기간에 여행, 봉사활동, 직업체험, 스포츠 활동 등을 한다.
비슷한 제도로는 아일랜드 전환학년제와 덴마크의 애프터스쿨이 있다. 전환학년제는 고등학교 1학년 과정에서 각종 직업체험, 야외현장학습, 사업체 운영(임대료, 세금을 내고 물건을 만들어 팔며 소규모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체험수업), 사회봉사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다.
애프터스쿨은 1학년부터 9학년까지 의무 교육을 받은 후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10학년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10학년을 선택하면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아를 찾고 진로 탐색을 하거나,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주로 기숙학교 형태로 음악, 미술, 체육 등의 감성교육과 단체 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구체적인 교육과정을 학교마다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갭 이어, 전환학년제, 애프터스쿨 모두 이 기간에 진로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경험해보고 이를 통해 진로를 탐색하고 결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40년 이상 지속해서 발전해 온 세 제도를 연구해 일부 학교의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학생들이 기존의 학교 현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직업 세계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면서, 해당 직업에 대한 생생한 진로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유학기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한편 외국에서는 이제 갭 이어가 학생들만 가지는 제도가 아니다. 이미 갭 이어가 정착된 유럽이나, 확대되고 있는 미국, 캐나다에서는 직장인들도 갭 이어를 가지는 층이 늘고 있다. 구글의 에릭 슈밋 회장은 2013년 북한과 미얀마를 방문해 평소 관심 있던 경제적 이슈와 소셜 미디어 분야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로이킴이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조지타운 대학교 경영학과에 졸업하기 전 갭 이어를 가지고 한국으로 와 슈퍼스타 K 오디션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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