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인기 키워드는 너도 나도 ‘국민의당’
계파 갈등 주인공 입당설 등 당 내 국민의당 거론 빈번
이념 정책 공통점 다수·새누리 지지층 이탈 등 원인 분석
새누리당 내에서 최근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곳이 있다. 바로 국민의당이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연정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될 정도로 분명 교집합이 있다. 이 때문일까. 새누리당 의원들은 물론 보좌진, 심지어 출입 기자들까지 국민의당 행보에 주목한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의 연정 가능성은 총선 이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총선 결과 여소야대 국면이 탄생했고, 3당 체제로 재편되자 국민의당이 ‘캐스팅 보트’ 역할로 입지가 높아졌다. 1석 차이로 더불어민주당에 원내 1당을 내준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정권 후반기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라도 입법 처리 등에서의 협력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이념과 정책이 정반대인 더민주가 아닌 국민의당에 손을 내밀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19일 ‘데일리안’에 “국민의당은 중간지대 성격”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열린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서 “연정은 곤란하다”라고 밝혔음에도 새누리당 내에서 연정 검토론 목소리가 제기됐다. 김재경 의원은 지난달 29일 “굉장히 위기고 앞으로 2년 정도 국정을 더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라며 “당 해체에서부터 국민의당이든 다른 당이든 연정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국정운영에 임한다는 자세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새누리당 내에서도 연정론에 군불이 떼지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18일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는 절대 안 간다. 새누리당과의 연정도 없다”고 했다. 총선 이후 흘러나온 새누리당과의 연정설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뗐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일각에서 연정론이 지속적으로 피어오르는 것을 차단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내에서 국민의당은 ‘인기 키워드’다. 친박계와 비박계가 루비콘강을 건널 정도로 갈등을 할 때마다 탈당설과 국민의당 입당설이 제기됐다. 특히 비박계 의원들이 대상이었다. 18일에도 친박계의 반발로 혁신위원장직을 사퇴한 김용태 의원이 국민의당에 입당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김 의원은 이를 묻는 말에 “탈당은 없다”며 소문 진화에 나섰지만, 김 의원이 19일 ‘중대 발표를 한다’는 얘기가 돌면서 국민의당 입당설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여 성향의 유승민 무소속 의원을 향해서도 총선 전부터 ‘국민의당 러브콜 설’ ‘국민의당 입당설’ 등이 꾸준히 제기됐다. 안 대표도 “새누리당에서 탈당하는 의원이 있으면 받아 들이겠다. 개혁세력을 모아 정권 교체, 국민의 삶을 바꿀 수 있도록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하며 이탈세력 포용을 시사했다.
총선의 후폭풍으로 직장을 잃은 새누리당 보좌진들에게 국민의당은 탈출구로 여겨진다. 24명의 의원들이 우수수 낙마하면서 약 270명이 백수 신세가 됐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자리 다툼’이 치열하자 국민의당으로 눈을 돌린 보좌진들도 꽤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국민의당 초선 의원실에 이력서를 낸 보좌진도 많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이념과 정책 면에서 유사성이 많아 거부감 없이 당적을 변경한다는 전언이다. 새누리당 보좌진이 대체적으로 다선 경험이 많아 의정 활동은 물론 선거 전략까지 꿰고 있어 국민의당에서도 거부하기 힘든 ‘인재’라는 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유를 이념과 정책에서의 교집합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기업친화·규제완화와 같은 경제 정책 방향성에서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국민의당이 출범할 때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통합 정당이 되겠다’고 했다. 어떤 면에서는 보수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진보적인 입장을 밝힌다”며 “상당수 경제 정책에서 새누리당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성식 국민의당 최고위원이라든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보수 진영에 있었던 이들이 국민의당에 꽤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 내에서 국민의당 입당설도 자주 도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엄 소장도 “안 대표가 안보 측면에서는 스스로도 ‘보수’라고 인정하고 있고, 성장 쪽에 무게를 둔 만큼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이념과 정책 면에서 교집합이 있다”며 “새누리당 지지자가 국민의당으로 일부 이탈한 것도 국민의당이 ‘중간 지대’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총선 이후 안 대표가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한 것도 새누리당 내에서 국민의당 거론 빈도가 높아지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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