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김수민 리베이트 의혹, 양정례식? 이석기식?
친박연대 양정례 '헌금' or 이석기 CNC 홍보비 부풀리기
안철수 "사실 아니다"에서 "송구하다" 입장 바꿔 눈길
양정례 '공천헌금' 사건, 이석기 'CNC 선거비용 사기' 사건 연상
국민의당 여론 의식한듯 '송구' 검찰 수사 결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당 소속 국회의원 2명과 당직자 1명을 고발하면서 국민의당은 9일에 이어 10일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관련보도가 쏟아진 9일 당 법률위원장인 이용주 의원은 9일 저녁 당내 자체 조사후 급히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날 오전 배포된 선관위의 보도자료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의원은 "선관위 보도자료가 사실과 다르다"며 "공천헌금과도 관계가 없고, 관련돼 (홍보업체 등에) 지급된 돈이 당직자 누구에게도 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선관위가 고발한 혐의인 '공천헌금' 의혹과 '리베이트' 의혹 모두 부인한 것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번 사건의 사실은 국민의당이 4·13 총선 홍보를 위해 공보물 제작 업체인 'B사'와 TV 광고를 맡긴 'S사'에게 각각 20억 원, 11억 원이라는 예산을 주고 일을 맡겼고, 'B사'와 'S사'는 다시 김수민 의원이 직전까지 대표로 있던 '브랜드호텔'에 일을 일정부분 하청하고 노무의 대가로 각각 1억1000만 원, 6820만 원을 줬다는 것이다.
선관위는 'B사'와 'S사'가 '브랜드호텔'에 지급한 돈을 '허위 계약에 따라 사실상 국민의당으로 들어간 리베이트'라고 주장하는 것이고 국민의당은 이를 '정당한 노무의 댓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브랜드호텔'로 지급된 돈이 이용주 법률위원장의 말처럼 '정상적인 기업활동의 비용'으로 사용됐는지, 선관위의 주장대로 국민의당의 홍보비용으로 다시 사용됐고, 그 중 일부가 당 관련 계좌에 남아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이 국민의당 주장대로 '무혐의'로 끝나거나 공천을 염두에 둔 '댓가성 사건' 혹은 관례적으로 있어온 '불법 정치자금 조성 사건' 중 하나로 결론지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재밌는 점은 '무혐의'를 제외한 사건들이 이미 지난 국회에서 한 번씩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바 있다는 점이다.
18대 국회 양정례 '공천헌금' 사건
김수민 의원은 20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자 전혀 정치·사회적 활동이 없었던 인사의 깜짝 발탁이라는 점에서 18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었던 양정례 전 의원과 닮았다. 양 전 의원 사건과 이번 김 의원의 사례는 비례대표 출신으로 검은 돈과 연관된 의혹을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양 전 의원은 당시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서 갈라져나온 '친박연대' 소속으로 비례1번을 받아 당선됐으나 검찰 수사 결과 비례대표 공천과정에서 '17억 원 상당'의 특별당비를 납부한 것이 탄로나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양 전 의원이 별다른 뚜렷한 정치·사회적 활동이 없는 상황에서 비례대표 1번으로 뽑힌 것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어머니의 배경 덕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의원도 현재 당선안정권이라는 7번을 받게된 과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의 부친은 김현배 ㈜도시개발 대표이사로 새누리당 전신인 민주자유당에서 비례대표로 공천돼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CNC 선거비용 사기' 사건의 추억
국민의당과 선관위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장 큰 교차점은 '리베이트' 여부다. 선관위는 'B사'와 'S사'가 '브랜드호텔'에 하청을 준 부분이 '허위'고 김수민 의원과 특수관계인 '브랜드호텔'이 하청 노무비를 다시 당으로 돌려줘 당의 다른 활동에 사용되고 아직도 당 관련 계좌에 일부가 남아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이런 식의 의혹 자체는 정치권에서는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선거 때 당이나 출마자(후보)가 관련 홍보·광고 업체 등과 사전에 모의해 비용을 부풀리거나 허위로 선관위에 신고한 뒤 차익을 나누는 '선거 보전 비용 빼돌리기'는 일종의 관행이다. 이는 법정선거비용 범위 내에서 사용한 비용 중 일부를 국가가 지원해주는 '선거비용 보전제도' 때문이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4·13 총선에서 각 정당이 보전을 신청한 금액은 새누리당이 47억532만 원, 더불어민주당 45억8780만 원, 국민의당 41억3585만 원, 정의당 47억9742만 원 등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사건을 '내란음모죄'로 복역중인 이석기 전 의원의 'CNC 선거비용 사기' 사건에 비교하는 시각도 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2월까지 CN커뮤니케이션즈라는 선거컨설팅 업체 대표로 재직하며 교육감 선거, 지방의원 선거, 경기도지사 선거 등에서 선거홍보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고 물품 공급가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선거보전비 4억44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1년을 받았다.
이런 '선거비용 사기'가 가능한 이유는 수십억 원에 이르는 홍보의 계약을 핵심 당직자 몇 명이서 적당한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해 맺는 수의계약으로 결정할 수 있고 계약과정도 허술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도 이번 총선의 광고·홍보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맺었다고 알려졌다.
이용주 법률위원장도 9일 기자간담회에서 "'S사'와 '브랜드호텔'이 애초에 계약서가 없는 상태로 구두계약으로 일을 진행했다"면서 "선거 끝나고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사후에 계약서를 작성한 게 맞다"고 밝혔다. 그는 '왜 계약서를 안 쓰고 일하냐'는 질문에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처음부터 명확히 계약서를 작성하고 (일을) 하는 것은 드물다고 한다"고 답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급격히 악화되는 여론을 의식한듯 10일 몸을 바짝 낮췄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께 걱정을 끼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만에 하나라도 문제가 있다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상돈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활동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이 국민의당의 조사와 주장대로 '무혐의' 일지, '당과 무관한 회계비리' 였는지, 불법 정치자금 조성을 위한 '리베이트' 였는지는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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