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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비자금 수사로 '뒤숭숭'...사업 차질 빚나


입력 2016.06.15 16:52 수정 2016.06.15 17:02        이홍석 기자

미국 합작 사업 등 하반기 경영에 타격 우려

신동빈 회장의 화학 사업 육성에도 '먹구름'

롯데케미칼 울산 공장.ⓒ연합뉴스
롯데그룹이 전방위적인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롯데케미칼도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번 수사 결과에 따라 올 하반기 사업 확대에 타격을 입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15일 관련업계와 회사 측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가 전날 롯데케미칼 본사와 울산 공장을 압수수색을 단행하면서 수사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 경영활동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협력업체의 홍콩 자회사를 통해 원료를 수입하면서 거래에 불필요한 일본 계열사를 중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약 2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날 실시된 검찰의 압수수색도 이에 대한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회사측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일본 계열사와의 거래는 정상적인 거래였을 뿐 비자금 조성과는 연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으로 외환위기를 겪던 지난 1997년말부터 신용장(L/C) 개설을 위해 일본롯데물산의 신용도를 활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 측은 “일본롯데물산이 롯데케미칼로부터 큰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롯데케미칼이 일본롯데물산의 신용을 활용해 이익을 본 것”이라며 “일본롯데물산은 해당 역할에 부합한 수입대행 수수료를 지급 받았으며 이 또한 낮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국내 금리가 내리면서 거래를 줄여왔으며 지난 2013년 이후부터는 거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신규사업으로 홍콩법인을 통해 비자금을 형성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카타르 석유화학콤플렉스 합작 프로젝트가 발생하면서 홍콩에 투자법인을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파트너였던 국영 카타르석유(QP)가 프로젝트에 소극적인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프로젝트가 결국 취소됐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결과적으로 회사는 약 400억원, 국영 카타르석유(QP)는 약 1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면서 “결국 홍콩 법인은 회계자료 보관기간 등의 이유로 지난 2013년 법인 청산됐다”꼬 강조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가 계열사 전체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롯데케미칼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일단 이번 수사로 당초 추진했던 미국 석유화학업체 액시올 인수를 철회했으며 글로벌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잠시 접어두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당초 액시올 인수를 통해 클로르 알카리(소금을 전기 분해해 석유화학 기초원료 생산)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글로벌 10위권 화학업체로의 도약을 기대했다. 이에 지난 7일 인수의향서까지 제출했으나 10일 검찰의 롯데그룹 압수수색이 단행되자 바로 철회했다.

검찰 수사의 영향으로 인수를 철회하면서 액시올과 진행 중인 합작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을 개최했다.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에탄크래커(연산 100만톤)과 에틸렌글리콜(연산 70만톤)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투자비 30억달러 중 롯데가 투자한 자본금은 약 8억6000만달러다.

액시올을 인수한 웨스트레이크와의 관계 설정은 차치하고라도 검찰 수사로 인해 향후 추가 투자 등 합작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추진해 온 화학사업 육성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 회장은 화학을 유통 서비스와 함께 그룹의 3대 축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7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직접 만나 삼성그룹 화학계열사 인수를 직접 제안해 성사시킨 바 있다.

이는 지난 2월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현 롯데BP화학), 4월 SDI케미칼(현 롯데첨단소재)를 인수하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화학분야에서 짜임새 있는 진용을 갖추게 됐다.

이에대해 롯데케미칼 측은 이번 검찰 수사로 향후 사업에 차질을 빚어지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대표이사를 포함해 전직원 모두 성실히 검찰 조사에 임하고 있다"며 "신속한 조사결과를 통해 이러한 의혹들이 명백히 밝혀져 조속한 시일 내에 경영환경에 활기를 회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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