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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등록 마친 새보협 회장 '보리 불출마' 알고 보니...


입력 2016.07.03 09:56 수정 2016.07.03 09:56        문대현 기자

뚜렷한 이유 전해지지 않은 가운데 총선 참패와 연관 된다는 추측도

새누리당보좌진협의회(새보협)가 오는 7일 있을 신임 회장 선거를 앞두고 지난달 27일부터 3일 간 후보 등록을 실시한 가운데 그간 오랫동안 새보협을 이끈 '보리모임(대구·경북 지역 보좌진 모임)' 소속 후보가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새보협은 당 소속 보좌진의 권익 증진과 단합을 위해 만들어진 노동조합 성격의 자생조직이다. 1990년대 민주자유당 시절부터 명맥을 이어왔으며 회원 수가 500명을 상회한다.

국회 보좌진은 별정직 공무원에 해당하기에 새보협이 일반적인 노조 같이 단체로 투쟁을 하며 목소리를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새보협 회원들은 대부분 당원의 신분을 갖고 있어 전당대회 투표권이 있는 만큼 당에서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모임이다.

지난해를 제외한 최근 몇 년 간 새보협 회장은 '보리모임' 소속 후보가 독식해왔다. 2014년 김태훈 보좌관(주호영 의원실), 2013년 이동창 보좌관(박대동 의원실), 2012년 권형석 보좌관(정희수 의원실)을 비롯해 그 전대 회장인 안일근·김성준 보좌관 역시 보리모임 출신이다.

보리모임은 새보협에서 지속적으로 중심 역할을 해왔다. 이는 보리모임이 더욱 뭉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비보리모임 보좌진 중에선 당 내에서 지역 모임이 강화되는 것은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보리모임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내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새보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비보리모임 보좌진 중 한 명은 "비보리모임에서는 TK 위주의 새보협 구조를 깨고 싶어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런 여론이 커지면서 지난 해에는 7년 만에 '비TK 출신' 후보가 새보협 회장에 당선됐다. 서울 출신의 이상욱 보좌관(당시 홍문종 의원실)이 529표 중 296표를 얻으면서 보리모임 소속, 경북 고령 출신 이주엽 보좌관(당시 나경원 의원실)을 70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된 것.

당시 선거 운동이 진행될 때까지만 해도 큰 이변이 없는 한 보리모임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러나 의외의 결과가 나왔고 보리모임의 독식을 끊고 싶은 비보리모임 보좌진들의 마음이 이상욱 보좌관을 향한 표로 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리모임 불출마, 주해돈 보좌관 단독 출마

지난해 의외의 결과를 받아들이며 아쉬움을 삼킨 보리모임에서는 당초 이주엽 보좌관이 올해 한 번 더 등판할 것으로 여겨졌다. 곽대훈 보좌관으로 적을 옮긴 이 보좌관은 최근 '데일리안'과의 전화에서 "새누리당 보좌진들을 내가 대표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조금 더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도 "내가 작년에 출마한 적이 있고 실무적인 부분을 알고 해서 주변에서 이야기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에 보리모임에 대한 일부 불편한 시각에 그런 결과가 나왔는데 올해는 아닐 거라고 본다. 보리모임은 권력 단체가 아니라 동향 사람들의 모임일 뿐"이라고 말해 사실상 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본보 확인 결과 이 보좌관은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리모임 통틀어 아예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이다. 비보리모임의 주해돈 보좌관(이명수 의원실)만이 후보 등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좌관은 1일 본보와의 재통화에서 "해야할 업무와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지원하지 않았다. 20대 국회에서 적을 옮겼기 때문에 의원님을 보좌하기 위해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보리모임에서 아무도 나오지 않은 것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자 "보리모임에서 반드시 나와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 않나"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주 보좌관이 1년 동안 새보협을 잘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보리모임 불출마'가 지난 총선서 새누리당이 참패한 것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총선을 전후로 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TK에 대한 여론이 예전 만큼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보리모임 후보로 나선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로 여겨질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추측일 뿐, 이 외 다른 배경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 새보협 회장인 이상욱 보좌관은 "보리모임에서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의 특별한 이유에 대해선 전해지고 있는 바 없다"며 "총선 참패와 이것을 연계시키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말했다.

당초 보리모임 대 비보리모임의 양자 구도로 예상되던 것과 달리 주 보좌관의 단독 출마로 마무리되며 오는 7일 새보협 회장 투표는 그에 대한 찬반을 정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주 보좌관이 회장에 대한 의지가 있고 나름의 콘텐츠를 내놓고 있어 큰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그의 당선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남 진주 출신의 주 보좌관은 본보에 "충청 지역 보좌진으로 10년을 일하면서 새누리당 보좌진이 지역별로 나눠지길 바라지 않는다"며 "보리모임이든 어디든 새보협의 발전이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보좌진 급여에서 새보협 회비가 매달 나가는데 새보협 홈페이지나 블로그 하나 없다. 새보협 회원 간 공감할 수 있는 소통망을 만들고 싶다"며 "나는 의원실 내 별도로 사무공간을 갖고 있다. 그것은 내가 (새보협을 위해) 일 할 여건이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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