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박삼구 회장 상대 손배 소송 패소
금호그룹 "CP매입 경영상의 판단 공식 확인"
금호석화 "판결문 확인 후 항소 검토할 것"
금호석유화학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기업어음(CP) 손해배상소송에서 패소했다. 이는 2009년 금호그룹의 유동성 위기 당시 계열사간 CP 거래를 놓고 벌어진 형제간 소송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어 법원도 박삼구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제 31민사부(김정운 부장판사)는 23일 금호석화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기옥 전 대표이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1심 선고 공판에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소송을 모두 기각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로써 지난해 6월 금호석화가 제기한 CP매입 손해배상 소송은 1년만에 일단락되게 됐다. 항소 가능성이 남아있긴 하지만 검찰과 공정위의 무협의 처분에 이어 민사적 책임도 벗어나게 된 만큼 향후 판결이 뒤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워크아웃 신청 이후 부도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범위 내에서 CP 만기를 연장한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며 계열사 부당지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검찰도 금호석화와 경제개혁연대가 박삼구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고소한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면서 법원의 민사적 판단이 주목돼 왔다.
금호석화는 박삼구 회장의 지시로 금호산업의 CP를 매입해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면서 총 103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지난 2009년 12월 한 달간 총 16차례에 걸쳐 2682억원 상당의 CP를 발행하거나 만기를 연장했다.
당시 금호산업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상태였으며 금호석화를 비롯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통운, 금호렌터카 등 당시 금호그룹 계열사들은 금호산업이 발행한 CP를 모두 매입하거나 기존 CP의 만기를 연장해줬다.
금호석화는 재무상황이 부실한 금호산업의 CP 매입이 박삼구 회장의 지시로 이뤄졌고 이로 인해 총 165억원의 CP 대금을 회수하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이 CP 매입 당시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한 상태여서 관련이 없는데다 CP매입은 금호석화가 단기자금 운용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판결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당시 CP매입은 합리적이고 정당한 경영상의 판단이었음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고 본다”며 “지난해 11월 공정위가 내린 판단과 동일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금호석화 측은 “판결 내용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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