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거쳐 부탄 간 문재인의 '히말라야 구상'은
'국민이 골고루 행복한 나라' 부탄서 대선 밑그림
브렉시트 영향 보며 민족주의 회기? 전작권 환수 강조
"천리행군하는 심정으로 비우고 채워서 돌아오겠다"며 홀연히 네팔로 떠났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히말라야 구상'은 무엇일까.
지난 25일, 문 전 대표는 2004년 당시 탄핵 사태로 도중하차했던 히말라야 트레킹을 완수했다. 12년만의 재도전이다. 산행을 마무리한 뒤 네팔 지진 피해현장을 방문해 봉사활동도 마쳤다. 이어 29일엔 소설가 박범신 씨와 부탄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서남부 히말라야산맥 동부에 위치한 부탄 왕국은 세계 최초로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국가 운영에 도입한 나라다. 1988년 국민행복이라는 가치를 국정의 최우선 가치로 삼은 이래 환경보전과 강제노동금지, 의료복지 등의 정책을 도입해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국민총생산(Gross National Product)을 국정 우선수위로 앞세우고 달려온 국가들과는 국정운영 철학에서부터 차이를 보인다. 부탄이 각종 국민행복지수 조사마다 최상위권에 오르는 이유다. 이에 걸맞게 국정 운영철학 역시 전통문화 보호, 환경 보호, 부의 공평한 분배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부탄은 국민 모두 골고루 잘사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실천하려는 나라다. 문 전 대표가 부탄을 방문한 것도 양극화 해소 등의 문제를 주요 과제로 삼고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곧 다가올 차기 대선 정국에서 '국민이 골고루 행복한 나라'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울 거라고도 했다.
다만 문 전 대표의 ‘히말라야 구상’은 9월 이후에야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 27일 더민주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예정된 상황인 만큼, 당내 최대 계파 수장으로서 전대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대가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현안과 관련한 목소리는 물론, 문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도록 철저히 모든 움직임을 철저히 자제하겠다는 게 문 전 대표 측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대선 밑그림을 준비 중인 문 전 대표가 이른바 '브렉시트'의 큰 축인 민족주의적 요소도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그는 히말라야 트레킹 중이던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에 '6·25 66년, 대한민국의 자주국방을 생각한다'는 글을 올려 박근혜 대통령의 국방 정책을 비판하는 동시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문제를 들고나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에 따르면, 양극화의 심화로 경제사정이 악화되면서 민족주의적 인식과 가치가 사회 전면으로 부상했다. 브렉시트 역시 민족주의 준동의 대표적인 사례다. 즉, '먹고살기 힘든' 분노가 극에 달한 데다 우리나라의 양극화 수준은 영국이나 미국 등보다 극심한 만큼, 선거 국면에서 민족주의적 요소를 제시할 경우 거대한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신 교수의 설명이다. 물론 그 시발점은 비제도권정당 또는 제도권정당 내에서도 변방에 속하는 진영이라야 파괴력이 극대화되지만,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 특성상 현재로써는 더민주가 이같은 전략을 치고 나올 가능성이나 기대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다만 문 대표 측근은 "브렉시트는 전세계적인 가치나 흐름과는 반대로 가는 움직임 아닌가. 유럽연합 탈퇴에 표를 던졌던 사람들조차 다시 투표를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며 "문 전 대표가 전작권 환수를 주장한 것은 그것과는 전혀 무관하다. 방산비리만 잘 막았어도 전작권을 우리 군이 통제할 수 있는데, 지금 그게 안되고 있지 않나. 6.25를 맞이해서 그런 부분에서 대표의 생각을 피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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