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당대표 적합한 인물에 이종걸 부상...왜?
이재명 선두, 출마 여부는 불투명..."일반 지지자들 사이에선 인지도가 가장 큰 영향"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8월 27일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자들 간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이종걸 의원이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2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같은 결과는 더민주 지지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2040 연령층의 '인지도' 조사와 직결된 것으로 해석된다.
MBN이 의뢰해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더민주 당대표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13.3%가 이 의원을 꼽았다. 가장 높은 지지를 얻은 인물은 이재명 성남시장으로, 26.7%를 기록했다. 다만 나란히 선두그룹을 차지한 두 사람 모두 아직 당 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반면 총선 직후부터 일찍이 전당대회 출사표를 내고 선거운동 중인 송영길 의원은 11.7%, 추미애 의원은 5.5%에 그쳤다. 아울러 김부겸 의원과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지난달 불출마를 선언한 박영선 의원은 12.6%, 정통 경제전문가로서 자천타천 출마를 권유받았지만 역시 불출마를 택한 김진표 의원은 7.6%였다.
또한 재선 의원으로서는 유일하게 당대표 출마를 고심하던 신경민 의원은 5.8%에 머물렀다. 앞서 신 의원은 "대권에 본인이 직접 나서려는 후보 보다는 대선 후보 옆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당 대표여야 한다"며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사실상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의원 측은 “당원 상대 조사는 아니지만, 당대표 후보로서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기쁘다. 조사 자료들을 더 분석할 계획”이라면서도 “아직 전대 출마 여부는 고심 중이다. 지금으로써는 확답을 하기가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이 의원 본인은 출마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지만, 이번 선거에선 주류인 친문(친문재인)계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만큼 승산이 적어 주변에서 이 의원을 만류키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당 원내대표를 역임했으며, 당내 계파 갈등이 극심했던 당시 문재인 대표와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다만 해당 결과는 더민주 지지층 내 20대·30대·40대 연령층의 비율이 50대 이상보다 현저히 높은 데 기반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해석이다. 권순정 리얼미터 실장은 “젊은 층 입장에서는 추미애 의원을 잘 모른다. 사실상 ‘잊힌 인물’로 봐야한다”며 “여론조사는 인지도 조사다. 정치권에서야 추 의원을 많이 알지만, 일반 국민 입장에서 보면 ‘언제 적 추미애냐’라는 물음을 갖게 된다. 2030은 거의 모르기 때문에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권 실장은 이어 “40대의 경우 2030보다는 추 의원을 아는 사람이 많지만, 더민주 지지자라면 탄핵 정국에서 추 의원이 찬성으로 돌아섰던 것을 대부분 알고 있다”며 “더군다나 문재인 대표 측 진영에서 내심 추 의원을 차기 대표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응답자들이 다 알고 있다고 가정하면 안된다. 일반 국민들이나 지지자들의 시각에서 조사 결과를 바라봐야 해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의원이 상위권을 차지한 데 대해선 “이 역시 인지도 때문”이라며 “지금 이 의원이 받은 수치가 곧 인지도 수치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의 수치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7월 11일부터 13일 사흘 간 전국 19세 이상 더민주 지지층 529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자동응답 방식 및 스마트앱 조사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6.6%고 표본추출은 성,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4.3%p다. 통계보정은 2016년 6월 리얼미터 정례 정치조사 월갑집계를 기준으로 새누리당 또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성 연령 권역별 인구분포에 따른 반복비례 가중 값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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