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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 출동' 살인 막지못한 경찰…법원 "국가 배상책임"


입력 2016.07.17 15:41 수정 2016.07.17 15:43        스팟뉴스팀

"국가는 유족에 8300만원 배상하라"

경찰의 늑장 출동으로 살인 사건을 막지 못한 국가가 유족에게 83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7일 서울 서부지법 민사22단독 황병헌 판사는 피해자 이모(여·34세)씨 유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1억7000여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며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택가에서 박(65)씨가 아들 이(34)씨의 여자친구인 이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들은 사건이 벌어지기 30분 전에 “어머니와 여자친구가 전화로 싸운 후 여자친구가 집으로 오고 있는데 어머니가 칼을 가지고 여자친구를 죽이겠다며 기다리고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그러나 박씨의 집과 68m 떨어진 곳에서 앞서 들어온 가정폭력 신고를 처리하고 있던 경찰은 새로운 신고를 동일 사건으로 오인하고 박씨의 집으로 출동하지 않았다.

아들 이씨가 재차 경찰 출동을 독촉하는 전화를 걸었고, 용산서 112종합상황실 담당자도 ‘두 사건이 별건인 것 같다’ ‘어머니가 칼을 갖고 있다는데 확인이 되나?’며 재차 확인했지만 현장 경찰관은 가정폭력 신고 현장에서 “여기 아들이 좀 정상이 아니다. 아들과 아버지가 조금씩 술에 취했다”고만 보고했다. 최초 신고로부터 24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현장 경찰관은 두 신고가 별건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땐 박씨가 이미 흉기를 휘두른 뒤였고, 이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재판부는 “주소가 명확히 다르고 상황실이 이에 대해 확인 요청까지 한 점으로 보아 24분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경관들이 과실로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박씨가 나이 많은 여성이어서 순찰 경관들이 살인사건 발생 전에 현장에 도착했다면 사건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 직무상 의무 위반과 살인사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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