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유일한 마을 대성동엔 지금 대남방송이...
<르포>마을 이장 "저녁만 되면 시끄러워서 잠을 못 이뤄…철조망도 없어서 긴장"
대성동 마을 주민 "저녁만 되면 시끄러워서 잠을 못 이뤄…철조망도 없어서 긴장"
"지난 1월 23일 즈음부터 북한이 대남 방송을 시작했는데, 저녁만 되면 시끄러워서 잠을 못 이루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사드에 대한 비난에다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상스러운 욕을 하고 있는데 정말 듣기 거북합니다."
19일 찾아간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마을인 대성동 마을의 한 주민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인한 불편함을 토로했다. 대남방송이 시끄러워 주민들 가운데에서는 귀마개를 하고 생활하는 주민들도 있다는 후문이다.
대성동 마을 주민은 "우리 마을에서 대남방송이 들리는데, 밤이 되면 50~60 데시벨 크기의 음량으로 방송을 하고 있어서 잠을 못 이루는 주민들도 많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야간 소음관리 기준은 주거지역에서 60데시벨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북한과 직접 맞닿아 있는 대성동 마을은 최근 악화된 남북관계를 반영하듯 긴장감이 역력했다. 이곳은 철조망도 설치돼 있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에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내려와 해코지를 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게 현지 주민의 전언이다.
때문에 주민들은 대성동 마을을 담당하고 있는 군부대에 영농계획을 알리고 이를 통보받은 군은 무장군인을 파견해 주민들을 보호하고 있다. 무장군인들의 보호 아래 주민들은 벼, 콩, 고추 등을 재배해 생계를 잇고 있다.
대성동 마을 주민은 "우리 대성동마을 주민들이 영농작업을 할 때는 무장 군인들이 함께 와서 영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성동 마을은 DMZ유일, 민간인이 거주하고 있는 마을로 정전협정 제10항에 의해 국제연합군사령관이 관할하고 있는 지역이다. 때문에 이곳 주민들은 대한민국 4대 의무 중 납세와 국방의 의무에서 면제된다.
비무장지대라는 특수한 지역에 있는 마을이기 때문에 여느 일반적인 도시와 마을과는 다른 생활이 펼쳐지는 곳이다. 저녁 7시에는 민정중대가 가구별 인원점검을 진행하고 자정부터 새벽5시까지는 마을 내에서 통행이 금지된다. 외지인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만 출입이 가능하다.
거주조건도 까다롭다. 중·고등학교 교육을 받기 위해 타지로 잠시 나갔다오는 학생의 경우만 제외하고는 8개월 이상 이곳에서 거주하지 않으면 이곳 주민 자격을 상실한다. 특히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남성의 경우 외지의 여성을 불러 결혼을 할 수 있지만 이곳에서 거주하는 여자는 외부의 남자를 불러들일 수 없다고 한다. 국방의 의무가 면제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북한과의 체제경쟁 일환으로 설치된 국기게양대도 이곳의 랜드마크 중 하나다. 대성동 마을 민정반사무실 옆에는 99.8미터 높이의 국내 최고 높이의 국기게양대가 설치돼 있다. 가로 19미터, 세로 12미터의 태극기가 설치돼 있는데, 북한이 이를 보고 기존에 있던 80미터 높이의 인공기를 제거하고 165미터 높이 크기의 국기게양대를 설치했다.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의 대성동 마을은 대남방송과 보이지 않는 북한의 위협에 최전방 선전 마을로서 막연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현 남북관계와 관련,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정부도 대화 및 교류협력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겠나. 하지만 북이 계속 핵을 개발하는데 교류협력이 무슨의미가 있나"라면서 "북한이 (변화의) 임계치를 스스로 느끼고 변화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될 경우에는 옛날처럼 대화하자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하고 조금이라도 대화하고 이벤트성으로 하는 대화에 대해 싫어할 사람이 어기 있겠나"라면서 "하지만 해봤자 근본적인 도움이 안된다. 남북관계를 점점 정상화하고 후손들은 안정적인 남북관계 쪽으로 가는 하나의 틀을 마련하는 차원에 제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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