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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는 참신, 재미는 글쎄…'인천상륙작전'


입력 2016.07.24 07:32 수정 2016.07.27 09:17        부수정 기자

할리우드 스타 리암 니슨 출연해 화제

이정재·이범수·정준호·진세연 등 합세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의 전세를 뒤집은 인천상륙작전의 숨은 주역인 해군 첩보부대와 그들을 도운 켈로부대(연합군 소속의 한국인 스파이 부대)의 활약상을 담았다.ⓒCJ엔터테인먼트

올여름 기대작 중 하나인 영화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이 20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의 전세를 뒤집은 인천상륙작전의 숨은 주역인 해군 첩보부대와 그들을 도운 켈로부대(연합군 소속의 한국인 스파이 부대)의 활약상을 담았다.

전쟁 실화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는 이 영화는 시나리오 완성에만 무려 4년이 걸렸다. 총 제작비는 160억원. '테이큰'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 리암 니슨이 맥아더 장군 역으로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많은 관심 속에 공개된 '인천상륙작전'은 허점이 많은 영화였다. 영화를 이끄는 두 주인공 이정재, 이범수는 열연했으나 헐거운 연출과 부족한 개연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리암 니슨은 극 중간중간에 나왔지만 극을 이끄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강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한국영화에서 할리우드 스타를 볼 수 있다는 점으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함께 역사상 가장 상륙 작전으로 꼽히는 인천상륙작전은 성공 확률이 5000대1, 불가능에 가까운 작전이었다.

연합군 7만5000명과 함정 261척이 투입된 대규모 작전이지만 인천의 수로가 좁을 뿐 아니라 심한 조수간만 차로 인해 상륙시간이 단 2시간만 가능한 악조건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이정재, 이범수, 리암 니슨 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는 해군 첩보부대가 대북 첩보작전 'X-RAY'를 수행하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첩보작전을 이끄는 수장 장학수(이정재)를 선두로 대원들이 북한군으로 위장해 인천으로 잠입한다.

이들은 인천 방어사령관 림계진(이범수)의 눈을 피해 인천 내 기뢰 정보와 북한군의 작전상황을 국제연합군에 전달하는 임무를 맡는다.

마지막 임무는 연합군의 인천상륙을 위한 길을 열어주는 것. 부대원 모두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바라며 목숨을 걸고 작전을 수행하지만, 림계진에게 정체가 발각되며 위기에 처한다.

인천상륙작전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맥아더 장군(리암 니슨)이다. 영화는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숨은 주역들을 조명한다. 맥아더 장군이라는 이름에만 익숙한 우리에게 이름조차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 대원들의 희생을 보여주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소재는 참신하나, 이를 풀어내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 초반 나오는 첩보작전부터 삐그덕거린다. 장학수를 비롯한 대원들이 북한군을 상대로 첩보작전을 펼칠 때, 심장이 '잠시' 쫄깃해지기도 하지만 딱 그뿐.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 할 장학수는 처음부터 림계진과 적대 관계로 나오고, 첩보작전은 엉성하다.

극 후반부에선 힘이 빠진다. 대원들의 작전이 너무 무리하고, 허술하게 펼쳐지다 보니 개연성이 떨어진다. 초반에 유지했던 긴장감도 느슨해 지면서 예상 가능한 이야기로 흘러간다.

'인천상륙작전'은 총 촬영부터 편집까지 6개월이 걸렸다. 스케일이 큰 전쟁영화치곤 비교적 짧은 기간이라는 우려는 영화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의 전세를 뒤집은 인천상륙작전의 숨은 주역인 해군 첩보부대와 그들을 도운 켈로부대(연합군 소속의 한국인 스파이 부대)의 활약상을 담았다. 제작비만 100억원이 넘게 들었다.ⓒCJ엔터테인먼트

전쟁영화 특유의 애국심·감동·눈물·가족 코드 등도 어김없이 나오면서 새롭지 않은 전쟁영화가 된다. "애국합시다"라는 전형적인 메시지, 후반부에 쏟아지는 신파도 관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다. 기획 의도도 좋고, 거대 자본도 투입한 만큼 더 괜찮은 영화가 탄생했을 법도 한데 이게 최선이었을까.

이정재를 제외하곤 등장인물의 캐릭터도 강렬하지 않다. 그나마 이정재가 출중한 연기력과 단단한 존재감으로 위태위태한 극을 가까스로 잡지만 이마저도 힘에 부친다.

특히 인천 시립병원 간호사 역의 한채선(진세연)이 꼭 필요했을까 의문이다. 채선과 학수의 감정선도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

기대를 모았던 리암 니슨도 불가능한 작전을 밀어붙이는 평면적인 캐릭터라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그가 던지는 명언도 크게 와 닿지 않고, 생뚱맞게 느껴진다. 분량도 20분 남짓, 카메오 수준이라 영화 측이 대대적으로 홍보한 측면을 감안하면 고개가 갸웃해진다.

할리우드 스타 리암 니슨은 '인천상륙작전'에서 맥아더 장군 역을 맡았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엔 박성웅, 추성훈, 김선아, 심은하의 두 딸 등 화려한 카메오들이 등장하지만 어딘가 어색하다. 앞뒤 맥락 없이 등장하다 보니 뜬금없다. 이들의 출연을 위해 캐릭터를 끼워맞춘 듯한 느낌이 든다.

'포화 속으로'를 만든 이재한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이 감독은 "군인을 떠나 인간들의 고뇌와 희생정신, 희생의 숭고함에 초점을 뒀다"며 "오래 전 이야기인데 현시대 관객들과 잘 소통할 수 있는 영화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감독의 말처럼 인간들의 고뇌를 나타낸 장면은 극히 드물다. 우리 대원들이 가족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나오지만 억지스럽다.

영화는 '부산행', '국가대표2', '덕혜옹주', '터널' 등과 맞붙는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는 '인천상륙작전'만의 강점에 대해 "동족상잔의 비극을 안겨준 가장 큰 사건을 다루고 있다"며 "숭고한 희생을 한 영웅의 모습을 그린 영화라 일반적인 상업영화와는 다르게 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정재는 "영화를 통해 우리 군인들의 노고를 알 수 있었다"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감동했고, 그분들의 가족을 만났을 때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7월 27일 개봉. 상영시간 111분. 12세 관람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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