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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마동석과 호흡? 등에 업혀가는 기분"


입력 2016.07.23 08:03 수정 2016.07.26 09:17        이한철 기자

좀비 영화 '부산행' 탁월한 연기 내공 호평

"상업영화 수단 '메시지' 전달, 강하게 끌렸어요"

정유미는 '부산행'에서 임산부 역할로 열연을 펼친다. ⓒ 매니지먼트 숲

작품을 접하기 전까진 어색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정유미(33)가 재난영화, 그것도 좀비영화 속 주인공이라니. 하지만 '부산행'만큼 배우 정유미의 장점을 가장 강렬하게 드러낸 작품도 드물다.

'부산행'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전국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부산행 KTX 열차에 탑승한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린다. 순 제작비 80억, 총 제작비 115억이 들어간 블록버스터 영화인 데다, 칸 국제영화제서 먼저 공개돼 호평을 받으면서 개봉 전부터 관심이 뜨거웠다.

정유미는 이 작품에서 남편 상화(마동석 분)와 함께 부산행 열차에 탑승했다가 위험에 처하게 되는 임산부 '성경' 역을 맡았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정유미는 인위적이지 않은 연기로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들었다. 특히 모든 감정을 동시에 담아내는 눈빛과 표정에서 배우 정유미의 내공을 엿볼 수 있다.

"특별히 좀비 영화를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시나리오를 받고 이 영화가 '상업 영화'라는 것을 일종의 수단으로 이용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끌렸어요. 또 좀비라는 소재가 아직 한국 영화에서 익숙하지 않음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만들었다는 것이 강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작품 속 정유미는 푹푹 찌는 열차 안에서 만삭인 채로 고군분투한다. 뛰는 장면이 워낙 많아 매일 뛰어야 했다. 정유미는 "복근까지는 아니지만 배에 살짝 라인이 잡혀 놀랐다"며 웃었다.

하지만 배가 나온 채 지내는 시간이 익숙해졌다. "나중에는 쉴 때 배에 손을 댄 채 잠들기도 했어요. 되게 편안한 느낌으로 기억해요."

정유미는 남편 역할로 호흡을 맞춘 마동석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 매니지먼트 숲

남편으로 나온 마동석과의 케미도 볼거리였다. 두 사람은 '부산행'을 통해 처음 만났지만, 마치 실제 부부처럼 너무나 잘 어울렸다. 정유미는 "(마동석은) 감성과 이성을 잘 나눠 쓰는 배우"라며 "너무 기분 좋고 등에 업혀가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부산행'은 좀비'라는 장르적 특수성이 있는 영화지만 그 안에서 사랑 이야기를 해야 해요. 빠르게 흘러가는 현장 속에서 감성적인 부분을 밀도 있게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은데 해내더라고요. 우리가 잘 어울려 보이는 건 마동석이란 배우 덕분이에요."

'부산행' 출연진 가운데 국제무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이기도 하다. 이미 많은 영화제에 참석한 데다, 여러 차례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경력 덕분에 정유미에게 쏟아진 관심이 뜨거웠다.

그만큼 정유미가 갖는 책임감이 무겁다. 다행히 영화에 대한 현지 평가가 기대 이상이지만, 흥행 기록에 대한 국내 언론의 과도한 관심이 부담스러울 만도 하다.

하지만 정유미는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며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지만, 내가 어떤 생각으로 촬영을 한들 그걸 강요할 수는 없다"는 소신을 전했다.

"자신 있게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영화는 마음만 열어놓고 본다면 보는 이가 각자의 재미를 찾아갈 수 있다는 거예요. 또 내가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게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어서, 각자 보고 싶은 대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정유미는 평소 촬영이 없을 땐 운동에 몰두하고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그것은 배우로서 끊임없이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일환이다. "어떤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무엇을 할지는 모르겠으나 일단은 마음의 준비는 물론 체력적인 준비도 돼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평생 배우를 꿈꾼다는 정유미는 모든 역할, 모든 작품에 다 참여해보고 싶을 만큼, 욕심도 많다. "좋아서 재미있는 게 아니라 힘들 때도 있고 재밌을 때도 있어서 "이게 사는 건가 보다"고 느껴요."

'부산행'을 통해 흥행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이 하게 될 정유미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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