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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 없는 대선판, '합종연횡' 시나리오만 무성


입력 2016.09.20 05:07 수정 2016.09.20 09:18        이슬기 기자

손학규 중심으로 한 '제3지대론'부터 반기문-손학규, 반기문-안철수 연대설까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치권의 대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 간 합종연횡 시나리오가 부유(浮遊)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 비해 후보들의 걸음은 부쩍 바빠졌지만, 확연히 선두에 선 인물보다는 중하위권 후보들이 대거로 등판해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화학적 결합설이 난무한다.

단골 시나리오는 '제3지대론'이다. 특히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주류 세력인 친박(친 박근혜)계, 친문(친 문재인)계를 제외한 세력들의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 새누리 이정현 지도부는 차기 친박계 후보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더민주 추미애 지도부는 문재인 전 대표를 사실상 '1등 후보'로 규정하고 선거 채비에 한창이다. 다만 반 총장은 여전히 변수에 머물고 있으며, 문 전 대표는 지방 순회 경선 시 호남에서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경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제3지대론의 중심추가 되는 인물은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이다. 최근 정계복귀를 전격 선언한 손 전 고문은 지지자 그룹을 중심으로 대선 플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일엔 전남 강진에서 '다산 강좌'도 선보일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좀 더 구체적인 행보를 공개할지도 관심사다.

각 당으로부터 러브콜이 쇄도하지만, 거취에 대해선 이렇다 할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어느 쪽을 선택해도 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제치고 대선 후보가 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야권 내 다른 대선주자들과는 달리 대규모 팬클럽을 보유하고 있어 체계적인 조직 동원이 가능한 거물이기도 하다. 손 전 고문이 제3지대론 대표 주자로 꼽히는 이유다.

반 총장 역시 각종 연대 시나리오의 중심에 서 있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 친박계에 의해 대선판에 오르긴 했지만, 여권 대선주자의 필수요소인 ‘보수 아이콘’으로서 자리 잡기엔 아직 역부족이란 게 중론이다. 친박계로서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존 정당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반 총장에 대한 기대 심리를 강화,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반 총장이 실제 대선 행보를 시작할 경우, 어느 정당 소속으로 등판할지 여부조차 확언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 총장을 중심으로 한 시나리오 경우의 수가 가장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반 총장 대망론에 대해선 당장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적지않다. 노무현정부 당시 정계에 입문한 반 총장이 △어떤 명분으로 여권 등판을 달 것이며 △여권 내 갈등을 조정할 방안을 내놓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도 “반 총장이 구체적으로 움직이기도 전에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을 현실로 인정해야한다”면서도 "반 총장에 대한 일종의 러브콜이 새누리당 전체 의견인지 의문"이라며 “그 분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를 시작한다 해도 해결해야 할 정치적 과제들이 산적한 상태”라고 내다봤다.

이런 만큼 반 총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오는 경우 외에 손 전 고문과의 결합 설은 물론, 안 전 공동대표와의 연대설도 나온다. 인물난 등으로 위기를 느낀 여권이 반 총장을 영입하고, 더민주에 비해 중도·보수적 가치와 가까운 안 전 공동대표와의 단일화를 추진한다는 시나리오다.

아울러 야권연대론도 꾸준히 제기된다. 해당 시나리오의 중심엔 김종인 전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그간 문 전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각을 세워온 데 이어, 최근 손 전 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 지사를 연달아 만나며 광폭행보를 선보였다. 여기에 여야 협치를 들고 나온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를 만났으며, 오는 23일엔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과도 회동을 예고하는 등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이 김 전 대표의 움직임에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대신 제3지대를 가장 먼저 주창했던 국민의당은 정계개편의 핵 역할을 자처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당 없이는 승리가 어려운 선거의 특성상,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비주류 세력들이 합류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텃밭인 호남에서의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대선 때까지 3당으로서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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