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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신드롬, 라이프 스토리의 진정성 먹혔나


입력 2016.09.21 11:51 수정 2016.09.21 11:54        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의 문화 꼬기>스타일 뮤지션이 더 많아져야

배우 겸 가수 임창정이 이혼심경을 고백했다. MBC 사람이 좋다 캡처

최근 신곡을 발표한 임창정은 아이돌의 강세 속에서도 각종 차트를 주름잡아서 가요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어리둥절한 상황은 그 원인을 찾는 데 부심하게 만들었다. 아재 가요라는 분석부터 루저형 가요 코드의 승리라는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러가지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가수 본인의 삶이 가요에 투영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임창정의 창법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일종의 뽕끼 창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애환과 후벼파는 듯한 창법이 일으키는 정서적 공명을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많은 한국인들이 서양식 두성 창법에 익숙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창정이 구사하는 창법은 한국인들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정서를 건드리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것은 가수 본인의 한이 서린 듯할 때 더욱 공감의 공명을 일으킨다. 더구나 계절적인 시즌의 찬바람이 부는 가을의 시작은 임창정 스타일의 노래를 통하게 만들었다. 임창정은 13집의 앨범을 내는 동안 노래 스타일에 커 게 변화를 주지 않아왔다. 어떻게 보면 일정하게 기대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왔다. 임창정하면 연상되는 노래 코드와 스타일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다른 아이돌 가수가 구축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인기는 어느날 갑자이다 아니라 오랜 동안 나름 자기 노래 세계를 구축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노래 자체에 대해 설왕설래해도 임창정과 같이 그 입지를 갖추는 것은 아이돌 세대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 특히, 특정 노래나 가수 스타일에 대한 충성도는 쉽게 구축 유지되기 힘든 문화적 특징을 갖게 되었다. 이는 앞으로도 스마트모바일 세대 문화에서는 어려운 점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임창정의 삶이 노래 자체이기 때문에 더욱 환기와 감정이입을 불러 일으킨다. 만약 임창정의 삶 자체가 탄탄대로였다면 그가 부르는 노래가 덜 공감될 것이다. 하지만 그가 근래에 겪게 되었던 이혼 등의 사태는 그의 노래 스타일과 세계에 대해서 감정이입을 낳을 수 있게 되었다. 고통스런 상황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모습은 노래를 넘어서서 긍정의 에너지로 작용하고 있다.

사회적 상황이나 개인적인 측면에서 그를 지켜보는 이들은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 임창정이 행복과 즐거움 속에서 그가 구축해 온 노래를 부른다면 공감을 일으키기 힘들 것이다. 그것은 삶과의 괴리를 통해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할 것이다. 삶의 진실이 대중 예술에 부합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그렇지 않을 때 공감을 일으키지 않음은 물론 비호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임창정은 탄탄한 기반 위에서 연예가 활동을 하지는 않아왔다. 그가 출연한 여러 영화에서도 이른바 찌질한 캐릭터인 경우가 많다. 찌질하기 때문에 무시를 당하거나 희화화 당하기 때문에 고통에 괴로워하고 눈물을 머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진정성과 순수한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을 한다.

물론 영화 속에서는 일정정도 그러한 삶의 태도가 긍정적 결과를 낳기도 한다. 당연히 영화는 현실의 결핍을 대리실현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렇게 임창정의 캐릭터는 매끈하고 환상적이지 않다. 하지만 꾸준하게 소구하는 이유는 우리가 부정하고 싶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모습은 그렇게 잘 나가지도 멋진 삶이 펼쳐지지 않고 찌질하고 우울할 때가 더 많은 나날이다.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가 없다. 하지만 무한히 긍정할 수도 없고 때로는 연민하면서 스스로 보듬고자 한다.

이러한 점은 노래에서도 마찬가지 심리 모드로 작동하게 된다. 그의 노래는 언제나 현실에서 상처를 받고 고뇌하는 이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이번 신곡은 그러한 심리적 대변성이 좀 더 깊어졌으며, 당연히 그것이 그간의 삶의 경험을 통해서 강화 되었음을 쉽게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근원적으로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노래에 대해서 기획하고 조정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또한 프로듀싱을 당하는 아이돌 음악 세계에서는 쉽게 구축할 수 없는 점이기도 하다. 임창정이 2016년 음원과 가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이는 박명수나 노홍철, 강호동 등이 예능계를 주름잡거나 오달수의 스크린 종횡무진을 예측하지 못한 것과 같다. 임창정 신드롬을 통해 다시금 되새기게 되는 점은 처음에 출발은 세련되지 않고 1등이 아니거나 심지어 우습고 어설프고 거칠지라도 그것이 시간의 무게를 통해 우리 삶의 단면을 투영시켜내는 대중예술인들은 대중적 지지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런 대중 뮤지션은 이제 흔하지 않기 때문에 새삼 눈길을 끌게 된 셈이다. 하지만 임창정은 대중문화나 음악의 전부를 관통할 수는 없다. 노래 코드 자체도 장기간 즐겨 들을 수 없다. 감정을 소진시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적 스타일에 대한 지나친 평가도 경계할 일이다. 그것은 기획형 아이돌 음악이 커버하지 못하는 음악적 기호를 반영하고 있다는 반대 급부적인 특징이 부각되는 이유와 통한다. 오랫동안 구축한 나름의 스타일 뮤지션이 많아져야 한다는 당위적 가치를 강조해야 할 뿐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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