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한국경제, 노트7사태에 최순실 게이트까지
소비 5년7개월만에 최저…산업생산 5개월만에 감소세
한국민국 경제가 '풍전등화' 위기에 놓였다. 3분기 들어 수출과 생산, 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악화되면서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한진해운 등 물류사태부터 삼성 갤럭시노트7 리콜까지 굵직한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경제 회복의 불씨는 점점 사그라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최순실 게이트'의 파장이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보다 0.8% 줄었다.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5.1%), 가전제품 등 내구재(-6.1%), 의복 등 준내구재(-0.6%) 판매가 모두 줄어 지난달보다 4.5% 감소했다. 이는 2011년 2월(-5.5%)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삼성 갤럭시노트7 사태 여파로 통신기기 판매가 크게 부진했다.
광공업은 반도체(-6.2%), 기타 운송장비(-4.2%) 등에서 감소했지만 자동차(5.7%), 전자부품(4.6%) 등은 늘어 전달보다 0.3% 증가했다. 현대자동차의 파업 영향이 줄어든 결과라는 분석이다.
'힘빠진' 정부 대응 어려운데...'3대 악재' 최순실-김영란-노트7
다른 경제지표도 처참하긴 마찬가지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7% 늘어나는 데 그쳤고, 소비자심리 지수도 꽁꽁 얼어붙었다. 민간소비는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2분기 1.0%에서 0.5%로 떨어졌다.
여기에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으로 내수 경기가 더욱 움츠러들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9.5%로 9월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취업전선도 악화일로다.
국내총소득(GDI) 성장률은 전기대비 0.3% 감소한 390조2539억원으로 전분기(-0.2%)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였다. 이는 2011년 1분기 (-0.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정권을 뒤덮은 '최순실 게이트'에 경제정책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구조조정 과제는 동력을 잃어 제대로 추진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경제성장의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대선 등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위원은 "기존 정책으로 내구재 소비 증가율이 상승한 만큼 내년 비슷한 내수활성화 정책을 시행하더라도 효과는 작을 것"이라며 "민간소비를 비롯한 내수가 부진해질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 등과 같은 정책들을 통해 과도한 위축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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