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우 배용준 이병헌의 미래는 나훈아일까
<김헌식의 문화 꼬기>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양극화와 욕망의 팽창
최근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인 신성우가 깜짝 결혼을 발표했다. 더욱 깜짝 놀라게 했던 것은 부인이 될 여성과 나이차이가 15세였다는 점이었다. 신성우가 한국나이로 50세에 무려 15살이나 차이나는 젊은 여성과 결혼을 한다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라고 할만했다. 물론 세간에는 신성우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말이 당연하게 확산되었다. 일부에서는 신성우가 15살 차이나는 신부와 결혼을 했다고 하여, 어린 여성들에게 대시하는 남성들을 비꼬는 말들도 나왔다. 일반 아재들은 테리우스 신성우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얼마전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배용준 박수진 커플은 득남을 했다. 이들의 나이차이는 신성우보다 못하지만 13살 차이였다. 이 또한 적은 나이차이이기 때문에 결혼 당시 큰 화제가 되었다. 역시 배용준 정도되기 때문에 이들의 결혼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백종원 소유진 커플도 15살이라는 나이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했던 사례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백종원은 요식업계의 재벌이지 원래 스타는 아니었는데 쿡방이 트렌드가 되면서 연예인 스타보다 더 유명세를 치러 내고 있는 장본인이다. 이병헌과 이민정의 나이차도 12살이나 되는데 이정도는 이제 큰 주목을 받지 못할 수 있는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이주노의 경우에는 23살이나 차이나기도 한다. 예전에는 이런 나이차이 나는 커플이 간혹 있었는데 이제는 너무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그것이 눈여겨봐야할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주로 연예계에 많이 일어나는데 이는 어떠한 사회적 신호로 읽히기도 한다. 우선은 할리우드처럼 나이차이 나는 커플이 보편화 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에시튼 커처처럼 20살 넘은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모방이자 유행현상이라고 할수도 있지만 사회적인 구조의 변화를 반영해나가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단지 나이차이가 아니라 사랑을 우선하고 그 사랑의 가치 때문에 주변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 문화적 심리가 많이 형성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양극화와 욕망의 팽창이 한 몫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일단 나이차가 많이 나는 신부를 얻는 남성들은 뛰어난 외모자본을 갖고 있다. 외모자본을 바탕으로 실제 금전적 물리적 자본을 축적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입지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고 나이가 들 수 있다. 자수 성가형인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수밖에 없는 만혼이 되는 것이다. 현재의 이런 자본만이 판단기준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미래에도 역시 그들의 자본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생각이 될 수록 판단은 더욱 긍정적으로 내려질 수밖에 없다.
유명인들과 결혼을 한다는 것은 단지 그 사람을 사람을 사랑하는 문제도 있지만 대외적인 시선을 의식하는 것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람들이 선망하는 사람이 자신의 배우자라는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점이 되기 때문이다. 나이가 많아도 그가 지니고 있는 지명도나 인지도는 배우자에게 전이가 되어 배우자의 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최소한 그렇게 유명한 남자라면 뭇여성들이 여전히 선호할 것인데 자신을 선택했다는 것은 대단히 가치 있는 일이 된다. 여성에게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손에 넣은 우승 트로피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남성들이 젊은 여성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다만 그 외모적인 문제에만 한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 나이가 든 스타들이나 유명인들은 2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싱글족 문화가 번창을 하고 있는 듯 싶지만 그것은 거꾸로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 한정되는 것이다. 가족이나 출산 양육은 부의 상징이 되고 있다. 가족을 영위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부의 상징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대스타들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가족을 일구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그것을 대외적으로 과시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능력자임을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나이가 많이 차이 나는 일이 과연 좋기만 한 일인지는 알 수가 없다. 나훈아는 최종 부인과 이혼하게 되었다. 부인에게 지급해야할 돈은 무려 12억이나 되었다. 나훈아의 나이는 70세, 부인의 나이는 56세로 14살의 나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부인 김지미와 나이 차이는 7세정도 였다. 그런데 유독 어린 여성을 선호한다면, 그 선호적인 취향이 달라지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정내에서 불화가 일어날 수 있다.
더구나 진화심리학 관점에서 뛰어난 상남자들은 끊임없이 가정 밖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나이는 들어가고 배우자는 더 이상 어린 상태로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에 대한 세월의 보상으로 금전적인 것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그것을 기대하는 문화가 보편화 된다는 것은 한국사회가 그런 경제적인 이윤으로 관계를 파악하는 문화가 일상화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우리가 누리고 싶은 비교기준은 매우 높아졌는데 그것을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 스스로 마땅치 않을 때 스스로 나이 차이 나는 부유한 배우자를 감내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건을 기대할 것이다. 이는 양극화 사회가 보편화될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 분명하고 그것이 연예인 스타를 통해 드러나고 있을 뿐이다. 경제사회적으로 부가 쏠리거나 자수성가가 불가능한 사회로 진입할수록 더욱 그럴 것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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