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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금융권 낙하산 관행도 바꾸나


입력 2016.11.04 09:36 수정 2016.11.04 10:59        이충재 기자

금융공기업 CEO 인선 안갯속…"'정피아' 한동안 안보일 것"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게티이미지코리아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당장 관행처럼 내려오던 '낙하산 인사'가 잠잠해질 것이란 얘기가 많다.

전직 금융사 CEO는 "이런 상황에서 예전처럼 대놓고 낙하산을 내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동안은 정치권 출신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금융공기업 CEO인사는 당분간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공기업 CEO 인사는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야 하지만, 청와대가 사실상 후보자를 결정해 내려보내는 형태였다.

최근 정권의 힘이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인사가 연기되는 등 기존과는 다른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장 인선 '안갯속'…'재가' 못 받아 손놓은 임추위

현재 기업은행, 우리은행,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수출입은행 등 CEO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정권 핵심 인사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자리다.

금융권 최대 관심사인 권선주 기업은행장 후임 인선은 '안갯속'이다. 차기 행장으로 하마평에 오르던 정치권 인사가 사실상 배제됐다는 전망과 함께 사그라졌던 권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번엔 낙하산이 내려올 경우 기업은행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준희 전 행장에 이어 권 행장까지 2차례 연속 '내부 승진'으로 한껏 끌어올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인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재훈 사장이 물러난 예탁결제원은 현재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키로 했지만 향후 인사 절차 등을 고려하면 한 달 이상의 공백이 불가피하다. '재가'를 받지 못한 임추위가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초 CEO임기가 끝나는 다른 금융공기업 역시 분위기가 어수선하긴 마찬가지다.

낙하산의 역설 "'예측 불가' 상황에 불안감"

아울러 특정 금융사 CEO로 거론되던 정치권 인사가 다른 쪽으로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관료 출신 인사들의 행선지도 최순실 게이트 이후 복잡하게 꼬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불안감을 더 키운다"고 말했다. 낙하산 관행에 익숙해진 금융권에 '교통정리'를 해줄 사람이 없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CEO 선임에 정권의 '입김'이 크게 작용해왔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광구 행장도 취임 당시 '청와대 내정설'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현재까진 이 행장의 연임으로 분위기가 쏠려 있다. 더욱이 우리은행이 민영화에 성공하면 조직 안정 등을 위해 이 행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은행권 고위관계자는 "이 행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것은 아직까지 '윗선'에서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는 뜻도 된다"고 지적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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