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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의 '반기문 디스' 의도는?...언제까지?


입력 2017.01.31 16:40 수정 2017.01.31 16:53        전형민 기자

'반기문 때리기' vs '입당 제스처'

반기문, 지지율 하락에 태도변화 가능성도

정치권은 박 대표의 '반기문 때리기'가 단순히 경쟁 중인 상대 후보를 향한 '견제구'일지, 아니면 입당을 독촉하는 '손짓'일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하다"

31일 BBS 라디오에 출연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간의 융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정치9단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의 '반기문 디스'가 시작됐다. 정치권은 박 대표의 '반기문 때리기'가 단순히 경쟁 중인 상대 후보를 향한 '견제구'일지, 아니면 입당을 독촉하는 '손짓'일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반 전 총장에 대해 '디스'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냈다. '안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이 빅텐트의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는 것처럼 비춰진다'는 질문에는 "정체성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고 "어떤 텐트는 박근혜 정권을 이어 가겠다는 텐트고, 우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대한민국을 대개혁해서 이끌어가겠다는 텐트다"라며 반 전 총장과 국민의당이 말하는 '텐트'에 어감 차이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안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이 빅텐트를 가지고 경쟁한다고 하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이라면서 "안 전 대표는 정체성이 같은 분, 세력과 빅텐트를 쳐서 국민의당 안에서 강한 경선을 통해서 대통령 후보를 선출을 하자는 것이고, 반 전 총장은 그러한 이야기가 없었다가 진보와 보수가 함께 하는 통합의 텐트를 치자는 것이기 때문에 출발도 다르고 텐트의 종류도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박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했듯이 '반 전 총장의 강한 태도변화'와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태도'에 따라 '입당을 받아줄 수도 있다'며 최소한의 통로는 열어놨다.

박 대표는 '연대불가 선언'을 넘어 '반기문 때리기'에 나서기까지 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의 지난 20여일간 행보로 높은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반 전 총장 스스로가 지지율을 깎아먹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31일 서울 마포 트라팰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반기문 때리기' vs '입당 제스쳐'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박지원 대표의 '반기문 디스'에 대해 국민의당과 반기문 전 총장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석을 했다. 과거 '셔터가 거의 닫혔다'며 '여지'를 남겨놨던 것과는 반응이 사뭇 다르다는 주장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의 지지율 중 상당수는 안철수 전 대표의 지분"이라면서 "그 지분을 도로 찾아오려면 결국 반 전 총장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함께할 수 없다면 결국 '적'이 되는 만큼 본격적으로 공격적인 모습을 통해 반 전 총장을 확실하게 제압해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박 대표의 '디스'가 오히려 반 전 총장을 향한 '손짓'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당이 수권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흥행'에 성공하는 것인데, 그 흥행을 위해서는 문재인 전 대표를 뺀 나머지 대권주자의 결합이 있어야한다는 전제에 기인한 해석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지금 보이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의 야권 성향 지지층에 일부 보수층까지 흡수해야만 국민의당이 이번 대선에서 해볼만한 상황이 된다"면서 "이를 위해서 반기문 전 총장의 영입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반철수(반기문+안철수)가 돼야 유력 주자인 문재인을 꺾을 수 있다는 생각은 당내에 컨센서스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 대표가 반 전 총장을 '디스'하는 것에 대해서는 '힘빼기'이자 '빨리 들어오라는 제스처'라고 해석했다. 반 전 총장이 독자세력화할 정도로 세력을 키워 '신당'을 설립하거나 '다른 정당'으로 가는 것을 막고 국민의당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박 대표 측은 이 같은 이야기에 대해 "당 안에서 당을 중심으로 판을 키워야 한다"고만 답했다.

의견이 분분함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박지원 대표의 '반기문 디스'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박 대표의 디스가 '때리기'든 '입당 독촉'이든, 반 전 총장이 거취를 확실히 정할 때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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