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맛'으로 국내 종합조미료 시장 평정
[브랜드 100세 시대⑩] CJ제일제당, 다시다
다시다의 성공 비결…기술력, 맛, 마케팅
국내 시장점유율 80%…몽골에선 '쇠고기 수프' 애칭
소비자가 기준 3000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 실적을 올리며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CJ제일제당의 다시다는 소비자들에게 '고향의 맛'으로 사랑받으며 왕좌를 지키고 있는 종합조미료다.
제일제당공업을 시작으로 삼성그룹을 일군 고 이병철 회장은 '한국 경제의 첫 번째 주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아 1953년 8월 제일제당공업을 세웠다. 삼성그룹에서 분리돼 CJ주식회사로 바꾸고, 지주사 체제가 확립된 2007년 지금의 CJ제일제당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1970년대 중반까지 국내 조미료 시장을 주도하던 제품은 1세대 조미료인 종합식품기업 대상의 미원이었다. 1963년 제일제당공업이 '미풍'으로 도전장을 던졌지만 미원의 아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은 1972년부터 발효조미료가 아닌 '종합조미료'로 시장 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던 풍미조미료에서 힌트를 얻어 쇠고기, 생선, 양파 등 천연원료를 섞어 가장 이상적인 혼합비를 찾는 연구에 나섰다. 당시 기술로는 재료의 영양분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액체 원료를 분말로 바꾸는 데에는 기술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랐고, 2년 만인 1975년 11월 20일 다시다가 태어났다.
다시다는 원료의 80% 가량이 천연원료에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등으로 이뤄져 어느 음식에나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다시다는 당시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값비싼 쇠고기로 국물을 낼 수 없었던 서민들에게 인기를 끌며, 출시 2개월 만에 생산량을 초기 20톤에서 200톤으로 늘릴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기존 화학조미료와 다른 2세대 종합조미료라는 CJ제일제당의 홍보가 통한 것.
다시다란 이름은 '맛이 좋아 입맛을 다시다'는 말에서 따온 순수한 우리말로 전 사원을 대상으로 한 사내공모를 거쳐 탄생했다.
CJ제일제당은 기술력, 맛, 마케팅을 다시다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CJ제일제당은 "그래, 이 맛이야"를 대표 문구로 내세워 쇠고기 국물 맛과 연결 지은 광고를 선보였다.
1980년대 후반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CJ제일제당은 1987년 어머니의 그리운 손맛을 표현한 '고향의 맛 캠페인'을 벌였다. 캠페인을 통해 다시다는 소비자의 향수를 자극하며 가공식품 이상의 의미가 됐다.
1990년까지 시리즈로 만들어진 고향의 맛 광고를 통해 국민엄마 배우 김혜자씨는 한국 최장수 광고 모델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2007년 보다 자연스럽고 담백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국내 최초 3세대 조미료라고 불리는 자연재료 산들애를 선보이며 변신을 꾀했다. 원재료의 맛을 높이기 위해 엄선된 자연재료 9가지에 자체 개발한 발효성분을 넣어 음식의 감칠맛을 높였다.
자녀 때문에 조미료 사용을 우려하는 소비자를 위해 지난 2011년에는 아무런 첨가물도 넣지 않고, 주 재료에 원물 재료만 말리고 갈아 만든 맛내기 제품 100% 원물 산들애를 내놓았다. 육수를 내고자 할 때 육수 베이스 대용으로 사용 가능한 '원물 맛내기 제품'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도 만들었다.
2012년 11월에는 한우 10% 함량과 천일염 사용으로 원료의 차별화를 꾀한 프리미엄 제품 명품골드 다시다 쇠고기를 선보였고, 2015년에는 다시다 출시 40주년을 맞아 액상 제품인 다시다 요리수 3종을 내놓아 브랜드 진화를 꾀했다.
CJ제일제당은 오는 2020년까지 다시다 요리수를 500억 원대 브랜드로 키워 액상 조미료 시장에서도 1위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은 다시다를 첫 수출한 미국 시장에서 다시다 사용법 등을 담은 홍보 영상물을 만들어 마트 내 상영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 확대 판매에 나섰다.
한국과 식문화가 비슷하고, 한류 열풍과 한국과의 활발한 교류로 자발적 수요가 늘어난 몽골에서 다시다 쇠고기는 '쇠고기 수프'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CJ제일제당은 매장 시식행사 및 다양한 판촉행사를 펼쳐 인기 상승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