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최후진술 "중대한 헌법위반" vs "탄핵사유 부풀려져"
국회측 "탄핵사유 충분히 규명"…대통령측 "권한 남용한적 없어"
이정미 대행 '선고 기일 추후 통지'…6시간 30분 릴레이 변론
27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변론에서 국회측과 대통령측의 주장은 팽팽하게 맞섰다. 이날 헌재 대심판정에서 오후 2시부터 6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된 릴레이 변론에서 국회측은 "대통령이 중대한 헌법위반을 했다"고 했고, 대통령측은 "국회의 탄핵사유가 부풀려졌다"고 했다.
이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모든 변론을 마치고 이르면 내달 10일께 선고만을 앞두게 됐다. 헌재는 당초 예상과 달리 선고 기일은 지정하지 않았다.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은 선고기일을 추후 지정해 통보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 "단 한번도 권한 남용한 사실 없다"
박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직접 작성한 의견서를 이동흡 변호사를 통해 대신 낭독하는 방식으로 최후진술을 했다. 박 대통령측은 탄핵소추 사유를 모두 부인했고, 대리인단 15명이 5시간 넘게 릴레이 변론을 벌였다.
박 대통령은 의견서를 통해 "단 한 번도 사익을 위해 특정 개인의 이익 추구를 도와주기 위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남용하거나 행사한 사실이 없다"며 탄핵 사유를 전면 부인했다.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서도 "당일 관저 집무실에서 국가안보실과 정무수석실로부터 지속적으로 보고 받았다"며 "당일 관저에서 미용 시술을 받았다거나 의료처치를 받았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세월호 7시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하였는지 밝혀야만 무죄가 된다는 식의 시대에 완전히 뒤떨어진 소추"라고 했고, 이중환 변호사는 "이 사건은 최순실의 불륜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고, 탄핵사건 전체를 관통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측 "야권의 황교안 탄핵추진, 독재하려는 것"
아울러 박 대통령측은 야당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기로 한 것과 관련 "독재를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석구 변호사는 "야당이 특별검사법 연장 거부를 이유로 황 권한대행까지 탄핵소추를 하겠다는 것은 국회가 독재를 하려는 것"이라며 "국회가 국민주권주의, 대의민주주의를 빙자해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구상진 변호사도 "헌법재판관 중에서도 자기들 마음에 안 드는 의견을 내는 사람이 있으면 재판관도 (탄핵 대상으로) 예외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측 "헌법‧법률 중대한 위반…국민 이름으로 파면"
이에 국회 소추위원단은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 위반 △대통령 권한 남용 △세월호 구조 실패에 따른 생명권 보호 위반 등을 이유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해 달라고 주장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지원해 각종 위법이 벌어졌다는 점도 부각했다. 국회 측에서는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해 4명이 약 74분 동안 변론을 폈다.
특히 국회 측은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광범위하고 중대하게 위배했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국민이 맡긴 권력이 비선 실세들의 노리개가 됐다"며 "귀를 의심케 하는 사건들을 매일 접해 분노와 수치, 좌절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반행위와 관련해 "준비절차와 변론절차에 제출되어 엄격한 심리를 거친 증거들에 의해 충분히 규명됐다"며 "지혜로운 판단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했다.
황정근 변호사는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광범위하고 중대하게 위배해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명웅 변호사는 "최순실과 같은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개입 사태는 우리 헌법시스템의 내부에 숨어있던 암적 존재"라고 했다.
헌재 "예단 없이 판결"…다음달 10일께 선고 예정
한편 이 권한대행은 최종 변론을 마치면서 "재판부는 어떤 예단이나 편견 없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사건의 실체를 파악해 올바른 결론을 내리기 위한 노력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권한대행은 이어 "재판부는 이 사건이 우리나라 민주주의 및 법치주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유례없는 사건으로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이목이 집중된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헌법적 가치를 제시해 국가적·사회적 혼란 상태를 조속히 안정시켜야 하는 책무가 있음을 알고 있고,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헌재는 28일부터 재판관 의결 조율을 위한 평의 절차를 약 2주간 진행한다. 이르면 다음주 초 선고기일을 지정해 양측에 통보하고, 이 권한대행 퇴임일인 다음달 13일 전에 선고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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