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짧은 만남 '넌센스2' 떠나보내기 아쉬운 이유
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서 성황리에 폐막
"고민 없이 웃을 수 있는 공연" 중장년층 응답
'소극장→대극장' 16일간 1만 5000명 열광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 뮤지컬 '넌센스2'가 5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단 16일간의 짧은 공연기간이었지만,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20여 년간 꾸준히 사랑 받아 온 작품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공연 홍보사인 로네뜨에 따르면, '넌센스2'는 총 24회 공연돼 약 1만 5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친구, 부부, 단체모임, 모녀 등 다양한 조합으로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인터미션이 없는 120분간의 공연시간 내내 웃음을 잃지 않고 공연을 관람했다.
특히 공연 중 포함된 관객 이벤트 행사에서는 2층에 있는 관객까지도 목소리를 높여 행사에 참여하는 등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994년 뉴욕 초연되고 이듬해 한국에 첫 선을 보인 '넌센스2'는 고전중의 고전으로 꼽힌다. 작년 7개월이라는 긴 기간 350석 내외의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한 '넌센스2'는 올해 1000석에 달하는 큰 무대로 자리를 옮기며 과감한 도전을 선택했다.
단조로운 무대에 화려한 영상을 추가해 풍성한 시각적 효과를 주는가 하면, 넘버를 Rock으로 편곡, 8인조의 라이브 밴드와 코러스로 풍부한 사운드를 구현하고 랩퍼 신부를 등장시켜 트렌디하고 세련된 음악을 선보였다.
의상도 기존의 검정색 수녀복에서 화사한 베이지톤으로 바꾸면서 극에 생기를 더하는 등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작업으로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서의 변화를 꾀했다.
시대와 관객에 맞게 각색한 점도 이전과 달라진 점이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빙고게임 장면을 과감히 들어내고 다양한 세대가 모두 공감 할 수 있도록 현 시국에 맞는 정치적 풍자와 해학을 섞었다. 또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드라마 '도깨비'를 패러디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성을 얻었다.
'넌센스2'를 통해 상업 뮤지컬 연출가로 첫 도전장을 내민 배우 박해미는 "연출을 맡으며 가장 우선한 것은 '2시간의 공연시간만이라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아무 고민 없이 웃을 수 있는 재미있는 공연을 만들자'는 것이었는데 그만큼 관객들이 좋아해주셔서 연출이자 배우로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짧은 공연에 아쉬움이 남지만 이번 공연으로 연출가로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감회를 밝혔다.
조혜련부터 이미쉘까지, 편견 깬 배우들
이번 시즌에서 또 다른 핵심적 변화로 주목이 된 점은 바로 캐스팅이다. 김나윤, 김가은, 윤나영 등 베테랑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개그우먼 조혜련, 방송인 박슬기, 가수 예원, 가수 이미쉘, 가수 송주희(헬로비너스,앨리스) 등 새롭고 신선한 조합의 캐스팅은 극의 큰 활력을 더했다. 편견을 깨고 새로운 배우를 발견할 수 있는 큰 기회였다.
특히 이번 공연에 로버트 앤 역을 맡으며 뮤지컬에 데뷔한 도전의 아이콘 조혜련은 "연습도 공연도 짧아서 아쉽다. 처음엔 미약했을지 모르지만 그동안 노래실력이 많이 발전한 것 같다. 공연에 와 주신 학교 선배이자 개그우먼 선배 박미선 등 지인들이 너무 재미있었다고 평해주시고 그간의 노력을 인정해주셔서 기쁘고 감사했다"고 공연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또 "이 공연은 8세부터 87세까지 반세기를 뛰어넘은 세대공감 뮤지컬이다. 오신 관객 모두가 실컷 웃고 즐기는 모습에 나도 함께 즐거웠고 뿌듯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작품성으로 인정받은 것 같다"며 기쁨을 표했다.
출중한 노래실력을 뽐낸 또 다른 로버트 앤 박슬기는 "이 공연으로 '예술의 전당에 선 배우'가 될 수 있어서 정말 벅차고 과분한 무대였다.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감격을 표했다.
이번 공연 데뷔를 통해 복화술로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은 예원은 "너무 행복했다. 지금도 마지막 공연이 끝났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첫 뮤지컬인 만큼 정말 열심히 한 작품으로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앞으로 더욱 노력해서 나아진 모습으로 무대에 다시 서고 싶다. '넌센스2'를 응원하고 관람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파워풀한 가창력과 안정된 연기력으로 2인자 허버트 역을 완벽히 소화해 낸 이미쉘은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한 마음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 내가 한 역대급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연기가 늘었다는 평이 내게는 제일 큰 수확이다. 정말 많이 배웠다"며 소감을 밝혔다.
공연을 본 관객들 또한 "대박 캐스팅이 만들어 낸 배꼽 빠지게 웃기는 뮤지컬" "배우들 각자의 큰 존재감, 의외의 가창력에 놀랐다" "의문부호를 날려버린 기대 이상의 캐스팅" "넘치는 끼와 센스, 파워가 넘치는 캐스팅" 등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2017년 '넌센스2'는 어느 공연보다도 폭 넓은 관객층을 보유한 공연이었다. 공연장에는 만 8세가 된 초등학생부터 87세의 어르신까지 함께 웃고 배우들과 호흡하며 공연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넌센스2'의 유료관객 중 40대가 약 32%, 50대 이상이 약 13%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30 젊은 여성들만의 문화라고 여겨질 만큼 20대의 티켓 파워가 높은 타 뮤지컬들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공연 관계자는 "전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유머와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 따라 부르기 좋은 익숙한 멜로디의 넘버들이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큰 힘이 됐다"며 "특히 중장년층을 위한 문화콘텐츠가 많지 않은데 본 공연을 통해 관객의 폭이 한층 넓어진 것 같다"고 평했다.
한편, 서울 공연을 마친 뮤지컬 '넌센스2'는 4월과 5월 부산, 제주, 수원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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