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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권한대행이 가졌던 10% 지지율 어디로?


입력 2017.03.15 16:56 수정 2017.03.15 17:43        고수정 기자

'황교안 지지층=박근혜 지지층' 해석, 보수주자로 이동

"지지율 높은 홍 지사로 황 권한대행 지지층 이동할 것"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불출마로 10%의 지지층은 갈 곳을 잃었다. 보수 주자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해왔기에 그의 불출마는 대권 판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불출마로 10%의 지지층은 갈 곳을 잃었다. 보수 주자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해왔기에 그의 불출마는 대권 판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은 15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동안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던 황 권한대행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입장을 명확히 밝힌 건 정치권 안팎의 비난 여론이 쇄도해서다. 대선일 지정까지 미루면서 고심을 거듭한 모양새는 ‘개인적 욕심’으로 인해 국정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한 건 국정 관리 소임이 막중하다는 가치와 당선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는 현실적 판단 두 가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본보에 “황 권한대행이 현명한 선택을 했다. 출마하는 순간 국정을 내팽개친 사람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지지율은 떨어질 게 분명하다”며 “황 권한대행의 경우 ‘다음’을 노리기도 사실 힘들다. 당내 기반, 지역 기반이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로 갈 곳을 잃은 그의 지지층은 어디로 향할까. 황 권한대행은 이날 본보와 알앤써치가 발표한 조사에서 10.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 여파로 전주 보다 3.6%p 떨어지긴 했지만 보수 주자 중 유의미한 지지율을 얻는 유일한 주자였다.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자유한국당 등 전통적인 보수층에 의해 이뤄졌다고 분석되는 만큼 같은 진영의 타 주자들이 ‘수혜’를 받을 거란 해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다만 황 권한대행을 제외하고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된 보수 주자 중 유력 주자는 아직까진 보이지 않는다. 한국당 소속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바른정당 소속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모두 5% 미만의 군소후보로 분류된다.

이 중 홍 지사가 수혜를 입을 거란 해석은 대중적 인지도와 전투력이 기반이 됐다. 여권 관계자는 본보에 “이제 남은 건 홍 지사 밖에 없지 않느냐”며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밀어주는 심리에 따라 가장 지지율이 높은 홍 지사로 황 권한대행의 지지층이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정당 지지율이 현행 지표라고 볼 수 있는데 이날 TK 조사에서 바른정당이 한국당을 앞질렀다”며 “결국 TK가 범보수 주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이 수혜를 받을 거라고 내다봤다.

보수층이 ‘선택지’의 부족으로 당분간 무당층으로 머물다 범보수 단일후보 등 ‘대표 보수 주자’가 띄워지면 결집할 거란 분석도 있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황 권한대행의 10%는 진정한 보수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선택지 부족으로 당분간은 무당층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한 3월 셋째 주 정례조사 중 일부 주자 지지율. ⓒ데일리안 이보라 디자이너

이와 함께 국민 대통합 행보로 중도·보수층 껴안기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로 이탈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황 권한대행이 ‘반기문 자진 하차’로 인한 수혜를 어느 정도 받았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지지층은 중도·보수층으로 해석돼 왔다.

안 전 대표의 경우 반 전 총장의 팬클럽 흡수 초읽기에 들어갔고, 안 지사는 황 권한대행과 함께 반 전 총장 불출마의 최대 수혜자로 거론돼 와 ‘반문재인’ 정서에 따라 중도·보수층의 ‘역선택’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황 권한대행의 지지층 절반 정도는 보수 진영을 선택하더라도 나머지 절반 정도는 안 전 대표와 안 지사를 택할 것 같다”며 “이날 조사만 봐도 이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본보와 알앤써치의 조사에서 중도층과 보수층 일부가 안 전 대표와 안 지사로 이동했다. 안 전 대표는 TK와 PK에서 지지율이 대폭 상승하며 11.3%를 기록했고, 안 지사는 15.3%로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신 교수는 “반 전 총장의 조직을 안 전 대표가 흡수하려는 건 황 권한대행에게 갔던 표를 다시 받아오겠다는 뜻”이라며 “극적인 모멘텀이 있어야 하는데 안 전 대표가 개헌을 받아들일 경우 황 권한대행의 지지층이 대폭 이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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