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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傳] 박경수표 복수극 '귓속말' 징크스 극복할까


입력 2017.03.29 09:18 수정 2017.03.29 09:21        스팟뉴스팀

이보영 이상윤 앞세운 드라마 '귓속말' 포문

프로기사 실명 언급 뺀 작품으로, 흥행 관심

2017년 박경수 감독이 ‘펀치’의 이명우 PD와 다시 손을 잡고 ‘귓속말’로 컴백했다. ⓒ 드라마 포스터

박경수 작가의 이름이 방송관계자들 사이에서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2007년 방영된 드라마 ‘태왕사신기’ 방영 시기부터다. 이 드라마의 대본을 송지나 작가와 공동집필했기 때문인데 이때까지만 해도 송지나 작가의 그림자가 워낙 짙었다.

박 작가는 드라마 ‘카이스트’ 당시 송 작가의 보조 작가로 활동하며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태왕사신기’ 역시 송 작가와 박 작가가 함께 대본을 썼지만 이제 보조 작가가 아닌 공동 집필 작가가 됐다. 지금까지도 ‘태왕사신기’는 송지나 작가의 작품으로만 기억하는 이들이 많지만 당시 방송관계자들 사이에선 보조 작가에서 공동 집필로 격상된 박 작가의 이름이 종종 거론됐었다.

그리고 5년 뒤 박 작가는 방송계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는 작가로 거듭났다.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를 집필하며 엄청난 화제를 양산한 것. 오랜 무명 생활을 거쳐 단독 집필로는 입봉작인 이 드라마를 통해 박 작가는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2013년 ‘황금의 제국’을 통해 건재함을 드러낸 박 작가는 2014년부터 2015년 사이 방송된 드라마 ‘펀치’를 통해 방송가에서 가장 손꼽히는 드라마 작가 가운데 한 명으로 우뚝 선다. 이제는 ‘박경수 작가 드라마’라는 확실한 브랜드가 생겼고 주연 배우나 연출 PD가 누구인지와 무관하게 박경수 작가의 드라마는 무조건 챙겨 본다는 열혈 시청자 팬들까지 생겨났다.

2017년 박 작가가 들고 온 새 드라마가 바로 ‘귓속말’이다. ‘펀치’의 이명우 PD와 다시 손을 잡고 만드는 ‘귓속말’에는 이보영와 이상윤이라는 확실한 주연 배우 군단이 가세했다. 일치감치 방송가에선 ‘귓속말’이 2017년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이라는 말이 나돌 만큼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드라마다.

그만큼 초반부처 반응이 뜨겁다. 첫 회부터 13.9%(닐슨코리아 제공)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20% 후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피고인’의 후속작이라는 점에서 가능했던 순조로운 출발로 박경수 작가 고정 시청자 층이 본격 가세할 경우 시청률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 작가의 드라마는 한 번 빠져들면 좀처럼 빠져나올 수 없는 마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만큼 중간부터 따라가기가 다소 어려운 구조의 드라마라는 한계가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추적자’는 드라마 후반부에서 시청률이 20%를 넘기기도 했지만 ‘황금의 제국’와 ‘펀치’는 다소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황금의 제국’은 10%을 겨우 넘는 수준을 유지했으며 ‘펀치’도 10%대 중반을 꾸준히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박 작가의 드라마는 ‘명품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고 있지만 늘 시청률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곤 했다.

반면 ‘귓속말’은 전작 ‘피고인’의 후광 효과로 첫 회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펀치’가 첫 회 시청률이 6.3%에 불과했으며 ‘황금의 제국’은 8.5%, ‘추적자’가 9.3%로 시작한 것에 비하면 상당한 수치다.

요즘 시청자들은 동일시간대 드라마를 여러 편 시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우선 한 편은 본편을 사수하고 다른 드라마는 VOD 서비스 등을 통해 시청하는 것.

그렇지만 시청률 순위는 본편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시청자가 본편 사주를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박 작가의 드라마는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만큼 조금이라도 빨리 다음 회를 시청하고 싶은 시청자들이 늘어나면서 차츰 본편 시청률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지금까지 박 작가 드라마의 특성을 감안할 때 ‘귓속말’은 차츰 시청률이 급상승해서 결국 20%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는 돌발변수를 감안하지 않고 박 작가의 필모그라피가 보여 온 특성만을 고려한 예상이다.

물론 ‘귓속말’에도 돌발 변수는 분명히 존재한다. 우선 막강한 라이벌 MBC 월화드라마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과의 경쟁이다. 지난 27일 방송분에서 ‘역적’은 13.8%를 기록하며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다.

30부작 드라마인 ‘역적’은 중후반부로 돌입하며 한창 재미를 더해가고 있다. 드라마 초반부부터 중반부까지는 홍길동(윤균상 분)보다는 아모개(김상중 분)의 비중이 더 컸지만 이제 드라마는 홍길동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서서히 홍길동와 연산군(김지석 분)이 드라마의 양대 축으로 형성되며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뿔뿔이 흩어진 홍길동 3남매가 다시 만나고 홍길동과 그 무리가 진정한 ‘백성을 훔친 도적’이 돼 가는 과정이 한창 그려지고 있는 것. 다시 말해 이제 막 시작한 ‘귓속말’이 정점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역적’과 어려운 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얘기다.

항간에선 박 작가의 징크스를 거론하기도 한다. 단독 집필한 드라마는 이번에 네 번째에 불과해 벌써 징크스를 언급하기는 다소 시기상조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나름의 근거는 존재하는 징크스다.

박 작가의 기존 드라마 세 편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추적자’이며 가장 호평을 받은 드라마는 ‘펀치’다. 반면 ‘황금의 제국’은 시청률이 가장 낮았으며 가장 평도 좋지 않았다. ‘황금의 제국’ 역시 명품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추적자’와 ‘펀치’보다는 조금 부족하다는 반응이 있는 것.

우선 순서상으로 ‘귓속말’이 네 번째다. 이제 4편째 드라마인데 첫째 세 번째 드라마보다 두 번째 드라마가 다소 미흡했으니 네 번째도 미흡할 것이라는 것은 징크스라고 말하는 것은 다소 억지로 느껴진다.

그런데 ‘추적자’와 ‘펀치’의 공통점과 ‘황금의 제국’와 ‘귓속말’의 공통점이 있다. ‘추적자’와 ‘펀치’의 경우 주인공들이 유명 바둑기사들의 실명이다. ‘추적자’에서 손현주와 김상중이 연기했던 백홍석과 강동윤이라는 캐릭터는 모두 유명 프로 바둑기사들의 실명이다.

‘펀치’의 박정환(김래원 분)은 현재 세계랭킹 1,2위를 다투고 있는 프로 바둑기사다. 반면 ‘황금의 제국’은 프로 바둑기사의 실명이 주인공의 이름으로 활용되지 않았다. 박 작가가 프로 바둑기사의 실명을 드라마 속 주인공의 이름으로 자주 활용하는 까닭은 그가 워낙 바둑 마니아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이 화제가 됐을 당시 항간에선 박 작가의 차기작 주인공이 고 씨 성을 가진 한국계 외국인으로 이름이 알파, 다시 말해 알파고가 주인공일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돌았을 정도다.

‘귓속말’의 주인공은 신영주(이보영 분)와 이동준(이상윤 분)으로 유명 프로바둑기사의 실명은 아니다. 대신 조연 가운데 김홍파가 연기하는 강유택이라는 캐릭터는 프로바둑 기사의 실명이긴 하다.

또한 박 작가가 ‘귓속말’을 통해 멜로드라마에 도전하고 있다는 부분도 변수다. 물론 ‘귓속말’도 큰 틀에서는 ‘박경수 작가 표 복수극’이지만 박 작가는 이번 드라마에서 ‘어들들의 멜로’를 그려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추적자’ ‘황금의 제국’ ‘펀치’로 이어지는 필모그래피에서 박 작가가 가장 약한 부분이 바로 멜로였다. 박 작가의 도전이 성공할 지 실패할 지 여부 역시 ‘귓속말’의 성공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스팟연예 기자 (spote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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