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노사갈등 격화…지주 계열사 확산 조짐
임단협 이어 노조활동 저지 논란까지…KB카드 노사 갈등 '확산'
KB 타 계열사도 '부글부글'…4월 이후 연대 논의 본격화될 듯
3개월 간의 장기 협상에도 끝내 임단협이 결렬된 KB국민카드 노사 간 갈등이 점차 극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 측은 이번 협상 결렬의 주 요인으로 KB만의 비정상적 거버넌스를 지적하고 나선 가운데 이같은 움직임이 KB지주 내 타 계열사까지 확산될 것인지 여부 또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단협 이어 노조활동 저지 논란까지…KB카드 노사 갈등 '확산'
KB국민카드 노사가 최근 공식적인 임단협 교섭 결렬에 이어 노조활동 저지 논란까지 이어지며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28일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지난 24일 노조 측은 상급단체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을 통해 2016년도 임단협 교섭 결렬을 공식 통보했다. 사측이 제시한 임금동결과 이익공유제(PS) 지급조건 후퇴, 성과연봉제 도입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다. 이후 지난 27일에는 교섭 결렬에 따른 성명서를 둘러싸고 노-사 간 충돌이 발생했다.
임단협 교섭 결렬에 따른 성명서를 본사 1층 로비에 게시하는 과정에서 촉발된 이번 사건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노조 측이 본사 로비 벽면에 성명서를 게시한 지 약 30분 만에 사측이 청경들을 시켜 성명서 무단 철거에 나서면서 촉발됐다. 이날 소동은 결국 경찰까지 출동하고 나서야 마무리됐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청경 관리를 담당하는 총무부서에서 파견노동자들인 청원경찰을 동원해 정당한 조합활동까지 막고 있는 것"이라며 "오늘(28일)부터는 아예 성명서 부착 저지를 위해 3명의 청원경찰을 동원해 1층 로비 곳곳에 근무를 세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조 측은 이같은 노조탄압 문화나 임단협 결렬의 원인 역시 KB금융지주에 쏠린 권력 때문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노조는 "윤종규 회장에게 쏠린 무소불위의 힘으로 계열사 임원들 역시 저마다 충성 경쟁에 가세하고 있는 것이 현재 KB금융 내 기업문화"라며 향후 업권 및 계열사 등과 연대해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KB금융 타 계열사도 '부글부글'…4월 이후 연대 논의 본격화될 듯
한편 KB국민카드 노조가 이처럼 회장에 대한 본격적인 투쟁의 뜻을 기정 사실화한 가운데 타 계열사들 역시 이번 움직임에 동참할 가능성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선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15일 상대적으로 강성인 새 노조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노사 관계에 있어서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경영진 개입 의혹과 소송 및 재선거 등의 갖은 진통 끝에 당선된 박홍배 신임 노조위원장이 윤종규 지주회장이 지속적으로 도입을 추진 중인 성과연봉제에 있어서도 꾸준히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의 노사 대립구도에 더욱 적극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KB손해보험 역시 다가온 2016년 임단협 주요 과제에 성과연봉제 및 이익공유제(PS) 등이 포함되면서 또다시 노사 간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카드와 보험 등 계열사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성과연봉제 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계열사 전체로 확산되는 가능성이 높아 계열사들이 더욱 선제적인 태세를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결국 이번 KB 계열사 간 조직적인 연대 여부 및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는 은행 노조 측의 본격적인 집행부 수립 절차를 거쳐 오는 4월 중으로 예정된 KB국민은행 노조의 정기 대의원대회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B국민은행(1만5000여 명)과 KB국민카드, 통합 현대증권, KB손해보험 노조(5000여 명) 등을 합치면 조합원 수만도 2만여 명을 상회해 사측으로서도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KB금융지주 역대 회장 4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항상 임기를 채우지 못햇거나 불명예스럽게 퇴진을 해오곤 했다"며 "KB 정상화를 외치는 윤종규 회장 역시 연임 결정을 앞두고 계열사 임원들을 은행 출신 인사들로 채우거나 임직원들의 인건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자신의 실적 늘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실상 KB 지배구조의 개혁은 내부 갈등이 아닌 정확한 진단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새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부쩍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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