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이재명, 이젠 '러닝메이트' 모드
최대 승부처 수도권서 '문재인 과반' 저지에 총력전
이재명 "충청은 안희정, 영남은 문재인, 수도권은 내 본거지"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문재인 후보가 31일 영남권역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호남·충청에 이어 또다시 1위를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내달 3일 수도권·강원·제주 경선만을 앞둔 타 주자들에게는 문 후보의 '과반 득표 저지'가 최대 이슈이자 공동의 목표로 떠올랐다.
앞서 문 후보는 지난 27일부터 시작된 경선 결과 호남에서 60.2%, 충청에서 47.8%를 얻은 데 이어 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영남에서 64.7%를 기록해 대세론을 입증했다. 그는 이날 개표결과 발표 직후 "수도권 비중이 높아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면서도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압도적인 경선승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호소드려서 결선투표 없이 끝내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관건은 수도권이다. 31일부터 3일 간 실시하는 수도권 ARS 선거인단 수는 약 121만 명이다. 여기에 ARS 투표를 선택한 권리당원과 현장 투표를 선택한 대의원 8000여명까지 합하면 약 130만 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2차 선거인단 51만여 명도 지역과 관계없이 수도권 경선에 포함된다. 이를 합산하면 전체 선거인단(214만 3330명)의 56.5%에 해당한다.
수도권에서의 승리가 사실상 경선 승리로 이어지는 만큼, 각 후보들은 수도권을 최대 승부처로 꼽고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SNS에 강한 젊은 층과 열성적 지지층인 ‘손가락혁명군’, 후원금의 70%가 수도권 지역에 몰려 있다며 역전 드라마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안희정 후보의 경우, ‘대세론(문재인) 대 ’본선경쟁력(안희정)‘ 구도를 전면에 내세울 방침이다. 최근 국민의당이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최종 후보로 확정하고 중도 표심 끌어 모으기에 나선 만큼, 민주당 내에서도 본선경쟁력의 중요성이 한층 커진 상황을 적극 피력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각 지역 민심이 수도권 선거인단에 상당 부분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기대가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중하위권 주자들은 수도권 선거를 앞두고 문 후보의 과반을 막기 위한 공세에 총력을 기울이는 ‘러닝메이트’가 된 셈이다.
현재 안 후보는 비문 인사들의 연이은 탈당과 친문 그룹의 폐쇄성을 비판하며 문 후보의 리더십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이 후보는 더문캠에 재벌·대기업 출신 인사들이 다수 합류한 데다 법인세 인상 등 재벌 개혁 정책에도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며 문 후보를 ‘친재벌’로 규정했다. 두 캠프 차원에서도 이러한 지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략에 대해 이 후보는 “제가 지금 상당히 상승 추세인데, 이러한 여론의 변화가 좀더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긴 하다”면서도 “선거인단이 200만 명이 넘기 때문에 그래도 실제 여론변화를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을 거라 본다”며 “영남은 문 후보, 충청은 안 후보의 본거지라면 수도권은 저의 본거지”라고 결선투표를 확신했다.
이어 “문 후보의 누적득표율은 수도권에서 충분히 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영남은 문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지역이었고, 호남은 대규모 조직이 총 동원됐는데, 수도권이야말로 제대로 민심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도 “앞으로 치러질 수도권에 60% 이상의 유권자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오늘 한 여론조사가 말해주듯 문 후보의 대세론은 불안한 대세다. 수도권의 현명한 유권자들이 본선 경쟁력을 감안해 확실한 승리 카드를 선택해줄 것이라 믿고 역전 드라마를 써보겠다”고 밝혔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