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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재·보선, '숨죽인 보수' 실체 보여줘


입력 2017.04.13 17:46 수정 2017.04.13 18:08        이충재 기자

홍준표 "한국당 완벽한 부활"…정우택 "범우파 세력 결집"

유승민 '중도 사퇴론' 불거져 '보수연대론' 부각될까 주목

"보수우파 뭉치면 산다" 보수진영 대선주자인 홍준표(왼쪽)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자료사진) ⓒ데일리안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4.12재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선전으로 '샤이(shy)보수의 저력'이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재보선의 유일한 국회의원 선거구인 경북 상주·의성·청송·군위에서 한국당 김재원 전 의원이 46.02%를 획득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TK(대구·경북)의 광역의원·기초의원 4개 선거구도 싹쓸이했다.

그동안 정치권은 '샤이보수'가 존재하는지, 있다면 얼마나 있는지 실체를 확신하지 못해왔다. 여론조사에도 수치로 잡히지 않아 범여권의 희망에 착시가 더해진 '신기루'로 여겨졌다.

이에 보수진영에선 "한국당의 화려한 부활, 보수 결집의 신호탄"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여론조사 등을 거부하며 표심(票心)을 숨기고 있는 상당수가 대선을 앞두고 결집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제 보수우파 분열하지 말고 홍준표로 뭉치자"

특히 한국당은 "보수우파 대동단결"을 외치며 보수진영에 지지를 호소했다. '야권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13일 페이스북에 "한국당의 완벽한 부활을 국민께서 해 주신 것"이라며 "이 기세를 몰아 대선에서 반드시 필승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했다. 또 "이제 보수우파들이 분열하지 말고 한국당을 중심으로 뭉치자"고 강조했다.

정우택 상임 중앙선거대책위원장도 "홍 후보를 중심으로 범우파 세력이 다시 한 번 결집하는 모습"이라고 했고, 이철우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우리나라 보수 우파 세력이 40%에 해당하는데, 이분들이 투표장에 가면 다른데 찍을 수가 없어 우리를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유승민 '보수연대론' 떠오를까 관심 집중

범여권 후보 가운데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가 한명도 없지만, 이번 재보선 결과로 '보수 응집력'이 선거의 최대변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보수층의 특징은 강한 응집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지금은 안철수 후보쪽으로 옮겨가 있지만, 대선 전까지 하나로 뭉쳐서 끌어모으면 또 다른 구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심은 '보수단일화'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재보선 여파로 보수층이 결집할수록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후보 단일화에 대한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힘의 균형은 한국당 쪽으로 쏠리고 있다. 바른정당은 기초의원 2곳(경남 창녕, 충남 천안)에서의 승리에 그쳤다.

여기에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 대한 사퇴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유 후보는 중도사퇴론에 대해 "그런 가능성은 생각조차 못 해봤다"고 일축했지만, 당 내에선 '생존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국민당에 '예방주사'…"샤이보수에 대응해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겐 이번 선거가 일종의 '예방주사'가 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방심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자평했다. 흔들리는 '문재인 대세론'이 다시 강화될 것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호남의 5개 광역·기초의원 지역구 가운데 1곳만 가져가 국민의당(3곳 승리)과 '호남적자'경쟁에서 밀린 만큼 선거 전략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탄핵 정국에도 소위 '샤이 자유한국당'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며 "이번 대선에서 전략적 선택이 많이 일어나는 곳이 TK라는 점을 알게 됐다.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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