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관객 모두 울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상반기 최대 기대작, 드디어 베일 벗어
옥주현·박은태 가창력, 차별화된 무대 호평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관객의 호평 속에 개막했다.
특히 공연시간의 대부분을 무대 위에 머무는 주인공 옥주현과 박은태는 명불허전 가창력과 함께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두 배우의 열연에 "대극장임에도 주인공들의 복잡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놀랍다"는 관람평이 이어졌다. 내내 숨죽여 보던 관객들은 공연 말미에 울먹이다가 드라마틱한 커튼 콜에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주인공 프란체스카역을 맡은 옥주현은 "이렇게 숨죽이고 집중해 보는 객석은 처음이고, 이렇게 감정이 소모된 극도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주인공이 젊다, 불륜에 관한 이야기다'라는 세간의 우려는 첫 공연이 공개되고 말끔히 사라졌다는 것이 관객들의 일관된 감상평이다. 많은 관객들이 "인생 최고의 뮤지컬이다, 부모님과 다시 보고 싶다"는 평을 남겼고, 특히 "내가 아내나 엄마가 아니라 나였던 적이 언제였는지 모르겠다"는 프란체스카의 삶에 감정 이입한 여성관객들의 흐느낌이 곳곳에서 보였다.
공연 둘째 날인 지난 16일에는 두 주연배우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눈물을 펑펑 흘리는 일도 벌어졌다. 인터파크에는 엔딩이 영원히 가슴에 남을 것(dudwl3**), 아름다운 소설을 읽은 기분(mysw**), 4D 영화 같은 뮤지컬(mw80**), 먹먹함에 마음이 아프다 (kye09**), 손수건이 없다면 휴지라도 준비할 것 (a900904**) 등의 관람객 호평이 이어졌다.
이번 공연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존 대극장 뮤지컬과 차별화된 매력을 선보인다.
우선 대극장임에도 오케스트라피트 안에서 그랜드피아노를 연주한다. 대부분 신디를 쓰고 간혹 업라이트 피아노를 쓰는 경우가 있지만 그랜드피아노를 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다른 공연과 피아노 선율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또 극중 프란체스카는 무대 위에서 실제로 요리를 한다. 주연인 옥주현이 강력하게 희망해 만들어진 장치로 옥주현은 이 장면을 위해 실제로 집에서 음식재료를 만들어 와서 3층까지 소리와 냄새가 퍼지게 구현했다. 많은 관객들이 관람 후 가장 독특한 기억 중 하나로 꼽았다.
사라지는 지휘자도 화제다. 서너 번 정도 무대가 이동하며 오케스트라 피트를 완전히 덮는다. 지휘자는 사라지고 객석 앞쪽에 앉은 관객들은 배우의 눈동자가 보일 정도로 가까이에 놓이게 된다.
커튼콜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모든 출연배우가 인사를 마친 뒤에 감동적인 에필로그가 펼쳐진다.
로버트가 떠나고 프란체스카는 어떻게 살았을까. 에 대한 답이 함축적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프란체스카의 삶과 꿈에 관한 슬픈 이야기와 로버트의 숨겨진 매력 등 원작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 같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한편, 옥주현과 박은태의 원캐스트로 화제를 모은바 있는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사랑 앞에서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동시에 여자이고도 싶었던 프란체스카와 사랑하는 여자의 선택을 끝까지 존중하는 로버트의 감동적이고 운명적인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1965년 미국 여성이 아니라 한국에서 여성으로 사는 삶과 꿈에 대해 돌아보게 되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면서도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떠올리게 하는 메시지가 곳곳에 담겨있다.
배우들 뒤로 해가 뜨고 구름이 흐르고 노을이 지고 별이 빛나는 모습을 영상으로 처리했는데 마치 영화 속 컷 들을 보는 듯하다. 키스씬이 많고 베드신과 두 주연 배우의 노출신도 있으나 극의 감정선을 따라 자극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6월 1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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