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현대차-글로벌 완성차에 엇갈린 ‘러브콜’
포스코, 현대기아차 전담조직 1년 만에 부활
현대제철, 글로벌 완성차 판매 비중 3%→8%
포스코, 현대기아차 전담조직 1년 만에 부활
현대제철 글로벌 완성차 판매 비중, 3%→8%
국내 자동차강판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최근 주력 고객사 이외의 완성차 업체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포스코가 그동안 소원했던 현대자동차와 협력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현대제철은 공급 비중이 낮았던 글로벌 완성차로 공급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드러낸 것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내달 8일 경기도 화성 소재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첫 번째 기술전시회(POSCO Teech Day)를 개최하고 기가스틸 등 최첨단 차강판 제품과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포스코가 현대차그룹을 대상으로 기술전시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는 주로 국내와 중국 완성차 업체에서 차강판 기술전시회를 수차례 진행했지만 현대차에서는 공식적인 행사를 갖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에서만 기술전시회를 진행했다. 포스코와 이들 3사는 현대제철-현대·기아차에 대응하는 ‘얼라이언스(동맹)’로 불리기도 했다.
실제 현대제철이 고로사업에 진출한 이후 포스코의 현대차 공급물량은 급감했다. 포스코가 현대차에 공급하는 차강판은 과거 120만톤에서 지난해 80만톤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포스코는 마케팅 조직 내에 현대기아차를 전담하는 부서(현대기아차KAM팀)도 지난해 해체된지 1년 만에 부활시켰다. KAM(Key Account Management)은 핵심 대형 고객사를 중점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에서 요청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대형 고객사인 현대차와 관계 개선이 필요했기 때문에 전담조직을 재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달 현대차 연구소에서 포스코 기술전시회를 통해 양사의 관계가 다시 밀접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을 감안해 다른 완성차 업체에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글로벌 완성차에만 100만톤을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한영무 현대제철 상무(마케팅사업부장)는 지난달 27일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차 강판 판매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중국발 영향으로 현대기아차에 공급하는 공급량이 줄어들 경우 다른 완성차 업체에 공급 물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려하는 것보다 원활하고 안정적으로 이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완성차 업체와 협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구체적인 업체명을 거론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대제철의 글로벌 차강판 판매량은 올 1분기 8%까지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3% 비중 대비 크게 늘어난 것이며 목표인 100만톤 판매 역시 2020년에 무리 없이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글로벌 차강판 판매는 제철소 건설 이후 차강판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업체 공급을 위해 공을 들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상무는 “강종 개발은 사전에 글로벌 기업과 상당 부분에 대해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순천공장 No.3 CGL 양산 시기도 글로벌 회사들과 사전 협의를 통해 조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지난해 생산한 480만톤의 차강판 대부분을 현대차에 공급했다. 이에 현대제철 영업이익의 60% 이상(별도 재무제표 기준)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고 현대차에 공급하는 차강판 가격 인상 폭에 따라 현대제철의 실적이 좌우된다는 외부의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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