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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에 울고 정부 규제에 울고…기댈 곳 없는 유통업계


입력 2017.05.19 15:58 수정 2017.05.19 17:06        최승근 기자

유통업 규제 포함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23건 국회 계류 중

사드 피해 회복 전 규제 강화될까 ‘전전긍긍’

유통업계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피해가 채 회복되기도 전에 유통업계에 대한 각종 정부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 모두 마땅한 돌파구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유통업계는 대규모 고용 창출과 자영업자와의 상생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규제 업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1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발의돼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23개에 달한다. 대부분 대규모 점포 개설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 중에는 현재 한 달에 2번인 의무 휴업을 4회로 늘리고, 규제 대상은 백화점과 면세점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는 유통업계가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스타필드 하남, 롯데월드몰 등 복합쇼핑몰도 포함된다.

개정안 내용의 일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은 골목상권 살리기,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등의 공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기에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출신 우원식 의원이 선출되면서 공약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유통업계는 사드 피해가 가시기도 전에 정부 규제가 강화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의 해빙 무드로 사드 보복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내수 시장에서의 부진이 새로운 리스크로 작용할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사드나 규제로 인한 매출감소도 걱정이지만 더 큰 문제는 유통업계에 대한 반기업정서가 확산되는 것”이라며 “유통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가장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수원점 모습.ⓒ이마트

유통업계 규제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신세계, 롯데 등 주요 유통기업들은 신규 점포 출점 등 투자를 미루고 있다.

신세계는 부천 상동 내 영상문화산업단지에 건립 예정이던 복합쇼핑몰 계약을 연기했다. 주변 상인들의 반발로 인해 협의가 더 필요하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새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도 상암 복합쇼핑몰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롯데는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인근 2만644㎡ 규모의 부지에 백화점, 시네마, 오피스 등을 결합한 초대형 쇼핑 시설을 짓기 위해 2013년 서울시로부터 부지를 1972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하지만 인근 상인들의 반발을 이유로 서울시가 인허가를 내주지 않아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롯데는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업계에서는 롯데가 사실상 사업을 포기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정치권이 표심을 의식한 나머지 남발성 공약을 내세워 유통 생태계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면세점에 대한 규제다. 관광객 매출이 70% 내외로 내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채널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또 관광산업 진흥이라는 정부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비난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지적돼 온 일부 대기업들의 갑질 문화는 개선돼야 하지만 산타클로스 선물 식의 포퓰리즘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며 “계속된 남발성 정책으로 국내 유통산업의 경쟁력은 낮아지는 반면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해외 유통업체들만 혜택을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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