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초점] 세 번째 마약사건이건만, 우왕좌왕 YG
지드래곤-박봄 이어 또 마약 스캔들 일파만파
소속 연예인 관리 '구멍' 사후대처도 '낙제점'
이쯤 되면 삼진아웃 아닌가.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간판스타들의 연이은 마약 사건으로 팬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벌써 세 번째 겪는 일인데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빅뱅 멤버 탑(30·본명 최승현)은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20대 초반의 여성 A씨와 세 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 탑은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시인했으며,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건 지난 1일이다. 하지만 탑이 경찰 조사를 받은 건 4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언론 보도 이후 소속사의 태도는 선뜻 납득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언론보도 당시 탑이 정기외박 중이었던 만큼, 대책 마련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탑이 취재진을 따돌리는 모습은 실소를 자아냈다. 2일 서울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탑은 이날 오후 3박 4일간의 정기외박을 마치고 근무지인 서울 강남경찰서로 복귀했다.
하지만 강남경찰서 측에 5시~6시 사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알린 탑은 5시간이나 이른 12시 30분께 기습적으로 귀대했다. 탑의 모습을 담기 위해 현장에 몰려든 취재진은 물론, 취재경쟁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포토라인을 설치할 계획이었던 경찰도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명백히 취재진을 따돌리려는 계산된 행동이었다.
이 과정에서 소속사인 YG도 속수무책이었다. 탑의 정확한 귀대 시간이 언제인지, 취재진 앞에서 사과를 할 것인지 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정기외박 중이었던 탑은 소속사와 충분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의문을 남긴다.
이후에도 납득할만한 조치나 해명을 내놓지 못한 YG는 4일 부랴부랴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많다. 무엇보다 국내 최대 기획사인 YG가 왜 이토록 돌발사건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지, 답답해하는 팬들이 많다.
문제는 YG의 마약 사건들이 모두 깔끔하지 않은 마무리로 뒷말이 무성하다는 점이다. 그 여진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탑의 사건이 불거진 셈이다.
실제로 지드래곤과 투애니원 멤버 박봄의 마약 사건은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 '봐주기 수사'라는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드래곤은 2011년 일본에서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적발됐지만, 검찰은 초범이고 흡연량이 적다며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그동안 대마초 혐의로 적발된 연예인 대부분이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었다.
박봄의 마약 밀반입 사건도 여전히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박봄은 2010년 해외 우편을 이용해 마약류의 일종인 암페타민 80여정을 국내로 들여오다 적발됐으나 입건 유에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같은 약품인 암페타민 10g를 밀반입하다 적발된 미국인 A씨는 구속 기소됐다.
강용석 변호사는 2014년 JTBC '썰전'에 출연해 "마약 사건은 가벼운 경우에도 불구속으로 해서 집행 유예나 벌금화한다. 마약 수사는 구속 수사가 원칙"이라며 "분명 검찰이 봐준 것이다. 이정도 봐주려면 검사가 혼자 봐주는 것은 아니다. 검사장 수준에서도 힘들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긴 바 있다.
탑의 대마초 사건은 이 같은 논란을 더욱 부채질하느냐, 깔끔하게 마무리 짓느냐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이상 이를 누리꾼과 언론의 부당한 공격이라고 항변할 게 아니라 근본적인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통렬한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에도 일시적으로 사건을 축소하고 비난을 벗어나는데 급급한다면 'YG약국'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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