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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흐름 어디로?…조선·철강·항공 희비 교차


입력 2017.06.05 10:14 수정 2017.06.05 10:29        이광영 기자

조선·철강, 유가 하락세에 하반기 업황 악화 우려

항공, 의외의 저유가 흐름에 ‘반색’…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대한항공 보잉 787-9 항공기(위)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도크 전경.ⓒ각 사

조선·철강, 유가 하락세에 하반기 업황 악화 우려
항공, 의외의 저유가 흐름에 ‘반색’…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최근 의외의 저유가 흐름에 조선·철강·항공 등 유가에 민감한 업종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유가 대세상승에 따른 수혜를 전망했던 조선·철강업계는 최근 잇따른 하락 소식에 우려를 드러내는 반면 항공업계는 저유가 시대의 회귀를 바라고 있는 모습이다.

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다섯째주(27~2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주보다 배럴당 2.14달러 하락한 47.66달러, 중동 두바이유(Dubai) 가격은 전주보다 배럴당 2.08달러 내린 48.3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원유생산량 감축합의 9개월 연장 이후에도 유가가 지속 하락한 것은 OPEC의 원유 생산 증가와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여파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지난 1일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공식 발표함으로써 원유 생산 증가에 대한 우려가 더욱 심화됐다.

지난해 심각한 수주 가뭄을 겪었던 조선업계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기대감이 컸다.

유가 상승은 원유생산 및 저장설비(FPSO) 해양플랜트는 물론 원유를 운반하는 운반선의 발주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실제 올해 들어 국제 유가 회복세, 동남아 정유공장의 신규 가동 등 석유거래가 증가하자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발주량 역시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그러나 유가가 다시 5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여기에 맞춰 사업계획을 짠 조선업계 회생에는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당초 수주 목표 달성은 가능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업황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유가 전망을 낙관적인 상황일 경우 배럴당 85달러까지, 비관적인 경우에도 50달러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사업 계획을 설정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배럴당 55달러에서 60달러 선에서 올해 유가가 움직일 것으로 봤다. 전체 수주액의 18%의 경우 유가에 민감한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달성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난 1분기 유가 상승으로 조선업이 회복 국면에 들어서자 원자재인 후판 등을 공급하는 철강업계도 이를 반겼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직접적으로는 유정용 강관 수요가 늘어나고, 간접적으로는 오일머니에 의한 글로벌 수요 증가의 수혜를 입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유가 하락 우려로 조선업이 기대만큼 회복하지 못한다면 철강업계 역시 장기간 지속된 낮은 공급 가격과 수요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고유가로 올 1분기 실적에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의외의 저유가 흐름을 내심 반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평균유류단가는 42.5달러였다. 그러나 올 1분기는 이보다 51%가량 올랐다.

이에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40.8% 하락한 1915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전년 대비 26.6% 떨어진 2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들은 1분기 부진에 대해 유가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가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유가 하락세는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달부터 유류할증료를 부과하지 않게 된 점도 수익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월 연휴 효과 등 한국발 수요 호조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유류단가가 하반기부터 전년대비 소폭 감소할 가능성과 더불어 지난해 4분기부터 진행해 온 신형기 도입효과로 인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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