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육아휴직 중'…달라지는 유통업계 복지왕은?
유통업계, 일·가정 양립 강조하는 혁신안 발표
롯데·CJ·현대 등 '남성 의무 육아휴직제' 도입
유통업계, 일·가정 양립 강조하는 혁신안 발표
롯데·CJ·현대 등 '남성 의무 육아휴직제' 도입
#.이랜드그룹 계열사에 근무하는 이모(34)씨는 회사가 공식적으로 저녁 회식 자리를 금지하고 있어 퇴근 이후에는 육아에 전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여섯살 딸의 손을 잡고 출근길에 나서고 이랜드 사옥에 위치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마음 편히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CJ그룹 계열사에 근무하는 최모(37)씨는 내년 큰 딸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고민이 깊어졌다. 입학 초기 학교 적응을 위해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데 가뜩이나 직장과 집이 멀어서다. 그러나 지난 1일부터 도입된 '자녀 입학 돌봄 휴가' 제도로 최씨의 큰 걱정을 한시름 덜게 됐다. 한 달 간 휴가를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원이 일시적으로 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하루 2시간 단축 근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유통업계가 일·가정 양립을 강조하는 혁신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우선 이랜드는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조직문화 7대 혁신안을 발표했다. 조직 문화 7대 혁신안에는 ▲자체 근로 감독센터 신설 ▲퇴근 후 업무 차단 ▲2주 휴식 의무화·전직원 리프레시 제도 ▲우수 협력사 직원 대상 자사 복리후생 제도 확대 ▲이랜드 청년 창업투자센터 설립 ▲배우자 2주 유급 출산 휴가 ▲통합 채용 도입 등 내용이 담겨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조직 문화부터 혁신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이번 혁신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4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첫 혁신안을 통해 파격적인 복지제도를 내놨다. 혁신안에는 초등학교 자녀를 둔 남녀 직원들에게 1달 간 '입학 돌봄 휴가'를 비롯해 글로벌 연수 휴직 6개월, 5년 마다 자기계발을 위한 1개월 휴가와 비용 지원, 8시간 유연근무제, 주말에 문자나 카톡을 통한 업무 지시 금지 등 복지 혜택이 담겼다.
근무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고, 창의성을 끌어올려 '2020년 매출 100조원'이란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남자 직원들의 육아 휴직에도 힘을 쏟는 기업도 있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아빠의 달을 도입, 남편 육아휴직제도를 장려하면서 배우자 출산 시 최대 30일의 유급휴가를 지원하고 있다.
롯데그룹도 지난 1월부터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남성 육아 휴직 의무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남성 임직원은 배우자가 출산하면 최소 한 달 이상 의무적으로 휴직하는데, 중요한 건 한 달 동안 쉬더라도 급여가 깎이지 않는다는 내용이 골자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기존 1년이던 여성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까지 늘리고 남성 육아휴직과 마찬가지로 휴직 첫 달 통상임금을 회사에서 보전해주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그동안 남성직원의 경우 뜻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롯데그룹의 경우 남성 관련 제도를 본격적으로 의무화 시키면서 육아휴직의 새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올해 남성 육아 의무화 제도 시행 후 1월부터 3월까지 사용 현황은 벌써 120여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년 간 수치와 비교했을 때 절반 이상을 넘는 수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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