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반째 공전하는 이재용 재판, 과연 언제까지
29차례 공판서 혐의 입증 '무'...특검-변호인 법정 공방 지속
궁지에 몰린 특검, 증인 추가로 물량공세...8월 말 선고 난망
29차례 공판서 혐의 입증 '무'...특검-변호인 법정 공방 지속
궁지에 몰린 특검, 증인 추가로 물량공세...8월 말 선고 난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2달을 넘겼지만 재판은 혐의 입증 없이 공회전을 지속하고 있다. 특검과 변호인단이 치열한 논리 싸움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기소 혐의를 증명할 만한 사실 관계는 드러나지 않으면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재판으로 흘러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진행 중인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재판은 20일 30차 공판을 맞는다.
지난 3월 9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한 달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 4월 7일 재판이 시작된 이후 2달 반 째를 맞고 있다.
그동안 29차례 공판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 모녀에 대한 승마지원을 시작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후 순환출자 해소 과정,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 검토 과정 등에 대한 이슈들이 다뤄졌다.
이를 위해 청와대와 금융당국 관계자를 비롯, 삼성과 대한승마협회 임원, 전경련, 미르·K스포츠재단, 비덱스포츠, 동계스포츠영재센터 관계자 등 다양한 인물들이 나와 법정에서 증언했다. 또 수십만 쪽에 달하는 서류로 서증조사를 실시하는 등 광범위하게 이뤄졌지만 정작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흥미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수사 당시만 해도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던 특검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면서 혐의 입증이라는 본질은 점점 멀어지는 대신 양측의 감정섞인 공방만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정황을 짜맞추기 위한 특검의 무리한 유도신문 논란이 불거진데 이어 특검이 채택한 증인이 실제 법정에서 조서와는 다른 내용을 증언하면서 진술조서 내용에 대한 신빙성 문제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는 특검이 채택하는 증인의 숫자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당초 20여명의 증인을 채택했던 특검은 재판이 거듭될수록 다양한 이유로 증인들을 추가하면서 증인 숫자만 50명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검이 잇따라 혐의 입증에 실패하면서 물량 공세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후 진행될 예정인 변호인단 증인 공판에 채택되는 증인의 수는 특검의 절반이 채 안될 것으로 예상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검의 증인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당초 8월 말로 예상됐던 1심 선고 시점도 다소 늦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28일 구속 기소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기한은 오는 8월 27일로 검찰의 추가기소가 없으면 이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법원이 이 날 이전에 1심 판결이 선고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늘어나는 증인 신문으로 인해 8월 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검이 신청한 증인들에 대한 신문이 다음달 초까지는 이어질 전망이어서 이후 변호인단 신청 증인 신문과 피고인 신문과 재판부 심리기간, 결심공판, 선고공판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8월 말 선고는 사실상 쉽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한편 이번 주에는 21일 진행될 예정인 3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홍완선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진술을 놓고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홍 전 본부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위원들에게 합병에 찬성하라고 지시해 국민연금에 1388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8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특검과 변호인단은 홍 전 본부장을 상대로 합병 찬성 지시 배경과 이유에 대해 신문을 이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그동안 핵심 증인들의 재판에서 명확한 혐의 입증 없이 양측의 법정공방만 이뤄졌던 것을 반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검이 명확한 증거에 의한 사실관계 입증 보다는 정황에 기반한 주장만을 펼치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무리한 유도 신문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 다시 그대로 재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20일 30차 공판에서는 최원영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 양영식 전 국민연금 해외대체실장 (현 운용전략실장), 유상현 전 국민연금 해외대체실장 등이 출석해 삼성물산 합병을 둘러싼 상황들에 대해 증언할 전망이다.
23일 32차 공판에는 노홍인 전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안계명 한국마사회 본부장, 한세웅 대한승마협회 과장, 김신 삼성물산 사장 등이 출석해 삼성물산 합병뿐만 아니라 첫 번째 핵심 이슈였던 승마지원 관련 내용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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