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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저강도 도발'로 수위 조절?…대화 분위기 이어질까


입력 2017.08.28 14:15 수정 2017.08.28 15:04        하윤아 기자

미, 본토에 위협되지 않는 도발로 판단…정부도 강경 대응 자체

"긴장 유지하며 대화 가능성 열어두는 저강도 도발 지속 가능성"

2009년 1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북한군의 포사격 훈련 모습. ⓒ연합뉴스

미, 본토에 위협되지 않는 도발로 판단…정부도 강경 대응 자체
"긴장 유지하며 대화 가능성 열어두는 저강도 도발 지속 가능성"


북한이 26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발사했지만, 최근의 북·미 간 긴장 완화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현재 이번 북한이 쏜 발사체가 미국령인 괌이나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이 이번 도발을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에 비해 훨씬 수위가 낮은 중·저강도의 도발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위기를 넘기고 극적으로 반전된 분위기를 깨지 않겠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 "우리는 그것을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도발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해 동맹국들, 그리고 중국과 협력하면서 평화적인 압박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어 "국제사회의 통일된 목소리는 아무도 핵 한반도를 원치 않는 우리의 메시지를 반영하고 있다"며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달성할지에 대해 북한과 대화할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며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

'평화적인 압박'과 '대화'로 요약되는 틸러슨 장관의 언급에 미뤄 미국은 이번 북한의 도발에 강경한 대응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비록 도발을 감행했지만 수위나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 주목, 최근의 유화 분위기를 이어가 대화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내달 9일 북한 정권수립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의 추가 시험발사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북한이 그때까지 전략적 도발을 자제한다면 9월 북미 간 대화 분위기는 급속도로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3월 17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다만 우리 정부 차원에서는 여전히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의 종류와 관련해 '개량된 300mm 방사포로 추정된다'는 초기 분석을 내놨다. 방사포는 남측을 겨냥한 핵심 무기라는 점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리 영토를 겨냥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정부는 이번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전략적 도발이 아니다'며 강경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실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이 있었던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나 "UFG가 있을 때 북한도 통상적인 대응훈련을 해왔고, 북한이 하는 실험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심각한 도발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충분히 예상했던 수준의 도발이라는 것이다.

이는 대화국면으로 전환되는 최근의 분위기에 정부가 나서 재를 뿌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역시 북측에 남북 군사당국회담, 적십자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의하고 여러 계기에 북한의 호응을 촉구하는 등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어렵게 마련된 대화 분위기를 흐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와 관련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도발이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레드라인'에 미치지 못하는 형태인데다 미국과의 보조를 맞추는 차원에서 정부도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번 북한의 도발은 고도의 계산에 의한 것으로, 미국이 강력히 대응하기 어렵도록 만들면서 한국에는 상당한 압박을 주고 있다"며 "중·저강도 도발을 통해 대화의 판은 깨지 않되, 자신들이 대남·대외관계를 주도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ICBM 개발로 북핵문제가 임계점에 도달하고 미국의 군사적 대응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북한으로서도 더 이상의 고강도 도발을 감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긴장국면을 유지하면서도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두는 북한의 중·저강도 도발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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