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D-초점] 김태호·하지은, MBC 둘러싼 '오보 해프닝'


입력 2017.09.02 00:29 수정 2017.09.02 09:22        이한철 기자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 발부, MBC 총파업 임박

파업 참여·불참자 명단과 성명서, 오해도 많아

MBC 파업사태와 관련한 김태호 PD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것으로 보도된 개인 성명서는 지난 6월 MBC 예능PD들의 공동 성명서가 둔갑한 것이었다. ⓒ MBC

"김장겸,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MBC가 또 한 번 깊은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2008년 이후 망가진 공영방송을 되살리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사 측은 연일 보도자료를 내고 문재인 정부와 편향된 정치세력이 방송을 장악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만큼 국민적인 관심도 높아졌다. 망가진 공영방송의 실태를 그린 영화 '공범자들'이 2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며 흥행몰이에 성공한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방송 개혁에 공감하는 이들이 노조의 파업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반면, 일각에선 정권 초기 방송 길들이기가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며 비판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파업에 동참하는 사람들과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비난이 위험수위를 넘었다며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파업 불참자 명단에 오르거나 공동 성명서가 개인 성명서로 둔갑돼 알려지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고, 이들 중 일부는 극심한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부르거나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남기는 상황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무한도전' 김태호 PD의 파업 성명서다. 김태호 PD의 파업 성명서는 지난달 30일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검색어에 오르내리며 하루 종일 큰 화제를 뿌렸다.

김태호 PD는 해당 성명서를 통해 "웃기기 정말 힘들다. 웃기는 짓은 회사가 다 한다. 가장 웃기는 건 이 모든 일에 앞장섰던 김장겸이 아직도 사장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라며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성명서는 실체가 없다. 정확히 말하면 지난 6월 22일 MBC 예능PD 47명이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서였다. 성명서 발표에 김태호 PD가 참여하긴 했지만, 개인 의견이라고 말하는 건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두 달여가 지나 이 성명서가 김태호 PD 개인의 성명서로 둔갑해 알려지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잘못된 사실이 널리 알려진 이후,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김태호 PD가 MBC 내부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기도 한다.

부당 노동행위로 고발 당한 김장겸 MBC 사장이 소환 불응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달 중순 공개된 MBC 파업 불참 아나운서 명단도 논란이 되긴 마찬가지였다. 아나운서국에서는 신동호 아나운서국장을 포함한 아나운서 7명과 계약직 아나운서 11명이 불참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현재 육아 휴직 중으로 파업에 참여할 수 없는 하지은 아나운서의 이름도 명단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누리꾼들은 파업 불참자 명단을 보며 "예상된 명단"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본의 아니게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후 노조가 "현재 휴직 상태인 하지은, 이정민, 오승훈 아나운서는 업무 거부에 참여할 수 없어 동참 의견을 따로 구하지 않았다"고 밝혀 오해가 풀렸지만, 여전히 잘못된 명단이 완전히 바로잡힌 상태는 아니다.

방송계에서는 파업과 관련한 입장이 다르더라도 비난보다는 존중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들에게 주홍글씨를 새기고 마녀사냥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는 것은 방송 개혁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편,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9월 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에 따라 '무한도전'과 '나혼자산다' 등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일부가 다음주부터 결방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법원으로부터 발부됐다. 앞서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방노동청은 부당행위로 고발당한 김 사장에게 3차례 출석 요구를 했지만 모두 불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MBC 특별근로감독 결과 "PD와 기자들을 상대로 한 부당노동행위가 확인됐다"며, 김 사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한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