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성 논란...기업은행 '비정규직 제로' 해 넘긴다
기존 직원들 반발기류 강경…전환 방식, 처우개선 등 합의점 도출 못해
연말까지 무기계약직 비롯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불가능…내년 초 예상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연내 '비정규직 제로' 계획이 무위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정규직 전환방식, 처우 개선 등을 두고 노사 간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한데다 치열한 공채 과정을 뚫고 들어온 기존 직원들의 반발기류가 강해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 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속적으로 논의를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 6월에 몇 차례 노사간담회를 진행한 데 이어 8월엔 정규직 전환 시기, 방법 등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까지 노사 간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청원경찰, 청소부 등 파견·용역 근로자에 대한 정규직화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9월 파견·용역 근로자 2000여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는 노·사·외부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에는 은행 대표단을 포함해 은행 노조, 파견·용역관리직 시설관리 노조와 외부전문가 등 총 4개 단체가 포함돼 있다.
몇 차례 회의를 개최하며 정규직 전환 범위 및 방식 등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기계약직 뿐 아니라 파견·용역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치열한 공채 과정을 뚫고 들어온 직원들의 불만이 상당한데다 무기계약직 가운데 일부 고연차 직원들이 정규직 전환을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고연차 직원들의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연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기존 업무 외에 다른 업무로 옮겨가거나 근무시간이 변경되는 점 등을 꺼려하면서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고 있다.
또한 정규직 전환 절차에 있어서도 사측과 노조가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응시 자격을 보험이나 펀드 등 금융자격증 취득자로 제한하고 금융연수원과 연계한 통신연수로 대체하자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노조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여기에다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의 예산 및 인원 승인 등의 문제도 있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놓고 노사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기존 정규직원들의 반발은 물론 비정규직 직원들 내에서도 의견 차이가 있어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본인만 최고의 조건으로 해달라는 등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직원들도 있고 파견·용역 근로자의 정규직화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되겠지만 이해관계가 서로 얽혀 있어 조율하는 데 쉽지 않다"며 "이 밖에도 차별적 호칭 등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되고 기획재정부와 정규직화에 따른 정원 문제와 예산 등에 협의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점 등을 미뤄봤을 때 올해는 힘들 것 같다"며 "내년 초쯤에 정규직 전환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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