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디캡’에도 거침없는 ‘강남3구‧마용성’ 청약시장
방배서리풀 ‘고분양가’‧마프자 ‘옹벽’ 논란 불구 1순위 마감
전문가 “노른자위 지역에서 ‘청약 불패’ 현상 계속될 것”
연중 최대 분양 성수기로 꼽히는 이달에는 첫째 주부터 ‘강남3구’와 ‘마용성’에서 청약이 진행됐다. 시장에서 손꼽히는 지역들인 만큼 각각의 사업지가 갖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청약성적을 기록했다.
‘방배서리풀 서해그랑블’은 강남3구에 해당하는 서초구 방배동에 약 10년만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다.
이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3800만원으로 가장 최근 강남지역에 분양된 ‘디에이치자이 개포’(3.3㎡당 4160만원)보다 낮은 가격에 책정됐다. 주변에 있는 ‘방배서리풀 e편한세상’이나 ‘브라운스톤 방배’보다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0년에 입주한 방배서리풀 e편한세상의 전용 59㎡가 12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또 2005년에 준공된 브라운스톤 방배의 경우 올해 2월 전용 84㎡가 12억원에 팔렸다.
하지만 방배서리풀 서해그랑블은 신규공급임에도 전용 59㎡는 9억원 초반, 전용 84㎡는 12억원 초중반 대로 분양가가 책정됐다.
그럼에도 이 단지는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었다. 대형건설사가 짓는 대규모 고층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는 점과 빌라로 가득한 경사진 골목 안쪽에 위치한 사업지라는 단점 때문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지난 4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최고 경쟁률 102.25대 1을 찍으며 해당지역에서 마감했다.
내방역 인근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방배동은 기본적으로 학군 수요가 꾸준한 지역인데 방배서리풀 서해그랑블이 들어서는 입지는 바로 앞에 서울방일초등학교가 위치해 있다”며 “걸어서 10분 거리에 내방역이 있고 서리풀 공원도 가까워 학세권, 역세권, 숲세권까지 갖춰 실거주자뿐만 아니라 미래투자가치를 염두에 둔 수요자들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일에는 강북 부동산 시장의 핵심 지역들 중 한 곳인 마포구에서 신규공급이 진행됐다.
마포프레스티지 자이는 염리3구역을 재개발한 아파트다. 이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600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돼 분양 전부터 약 2억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는 ‘강북 로또’ 불렸다.
이 아파트는 저층과 고층 간 분양가가 4억원 가량 차이가 나 논란이 됐다. 특히 일부 저층에 위치한 전용 84㎡ 주택형은 전용 59㎡보다 약 1억~2억원 저렴하기까지 했다.
저층의 경우 단지 가까이에 옹벽이 있어, 다른 가구들보다 주거여건이 열악하다는 점을 분양가에 반영했다는 게 그 이유다.
마포프레스티지 자이 청약을 넣은 A씨는 “저층의 경우 단지 주변에 있는 옹벽 때문에 잘못하면 반지하 느낌이 들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래도 마포 부동산 시장이 워낙 인기가 좋은 지역이다 보니깐 지금은 당첨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약 결과 1순위 해당지역에서 최고 292.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결국 소비자들 입장에서 이윤이든 삶의 질이든 어떠한 방식으로든 수익이 남는다고 판단되는 입지에서는 약간의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청약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강남 지역은 기본적으로 학군 수요가 충분한데 최근 자사고 폐지 등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앞으로 그 수요는 더 확대될 것”이라며 “마포는 출퇴근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강남 이외 지역임에도 가격상승이 두드러진 곳으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찌됐든 우리나라에서 1~2년만에 수천, 수억원을 벌 수 있는 건 부동산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노리는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청약시장의 경우 특정지역에만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다고 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