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우리를 고작 리비아랑 비교하다니” 北최선희 발끈한 이유


입력 2018.05.25 00:00 수정 2018.05.25 05:36        이배운 기자

北“얼마 되지 않는 설비 만지작거리던 리비아와 비교는 아둔”

“북한 완전한 비핵화 위해 장기간에 걸쳐 철저한 조치 필요”

北“얼마 되지 않는 설비 만지작거리던 리비아와 비교는 아둔”
“북한 완전한 비핵화 위해 장기간에 걸쳐 철저한 조치 필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北“얼마 되지 않는 설비들이나 만지작거리던 리비아와 비교는 아둔”

북미 핵협상을 앞두고 있는 북한이 리비아식 핵폐기 방식에 거듭 강하게 반발하면서 ‘선 핵폐기 후 보상’ 원칙 합의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24일 담화를 통해 “볼턴에 이어 부대통령 펜스가 우리가 리비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며 ”우리를 고작해서 얼마 되지 않는 설비들이나 차려놓고 만지작거리던 리비아와 비교하는 것은 그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인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맹비난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6일 담화를 통해 “핵개발의 초기단계에 있던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 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고 비난한 바 있다.

외교가는 북한이 고도화된 핵무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적극 피력해 북미 핵협상에서 최대한 많은 지원을 이끌어내려고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핵폐기에 따른 안보공백 발생에도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단계적 보상 로드맵을 요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탄두로 추정되는 물체를 살펴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고도화된 北 핵무력…리비아 모델 적용 부적합

그동안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폐기해 미국에 가져다 두고 후에 보상하는 리비아식 핵 폐기 방식을 제안해왔다. 성공적인 비핵화 사례로 꼽히는 ‘리비아 모델’을 북한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리비아는 1969년부터 30년 이상 핵무기 확보를 시도했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국제사회의 압박이 강화되면서 2003년 12월 핵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미국은 리비아의 핵시설·핵물질 이관이 시작된 후 수출 규제를 해제하는 ‘선폐기 후보상’ 원칙을 적용했고, 22개월만에 핵폐기가 완료되자 국교를 정상화시키면서 리비아의 1인당 GDP는 5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은 리비아와 달리 고도화된 핵무력을 갖추고 있어 핵 폐기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리비아는 핵 물질을 생산하기도 전인 초기단계에 핵 프로그램을 포기한 반면에 북한은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핵 물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북한은 6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0~20배에 달하는 핵탄두 기술을 확보했다.

특히 북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목전에 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이미 미국 본토 타격 가능성을 시사하며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북한 완전한 비핵화 위해 장기간 철저조치 필요”

권혁철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겸임교수는 “북한은 핵시설, 핵물질 뿐만 아니라 관련된 물적·인적자원까지 대거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이 다시 핵개발에 나서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쳐 철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혁철 교수는 이어 “북한이 그동안 핵개발에 투자한 비용이 클 뿐만 아니라 국제제재로 인해 입은 손실도 많다”며 “그들은 핵무력을 ‘주체의 보검’이라고 여기며 가치를 높게 보고 있기 때문에 청구 비용은 더욱 비쌀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에서 핵폐기 이행 시한과 그에 따른 보상제공 시점이 주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핵화 작업과 그에 따른 보상 제공이 단기에 일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닌 만큼 단계적 이행시간에 북미가 절충점을 도출해야만 한다는 분석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