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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진' 환자 3년 만에 발생…국내외 치료제 개발 현황은


입력 2018.09.10 15:13 수정 2018.09.10 16:23        손현진 기자

치사율 높은 메르스, 치료제 개발은 아직…국내선 2개 기업만 참여

신종 전염병이라 정보 적고, 중동에 한정돼 수익성이 낮은 점도 한 몫


국내에서 약 3년 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을 받은 환자가 발생하면서 치료제 개발 현황에도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2015년 5월부터 약 6개월 간 발발했던 메르스 사태로 186명의 감염자 중 38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여전히 치료약도, 예방백신도 없는 무방비 상태다.

1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2012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세계 최초 메르스 환자가 보고된 이래 국내외 기관들이 치료제 개발에 참여했지만 아직 상용화할 수준의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현재로서는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과 '리바비린',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 등을 병용투여하는 치료가 최선이다.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라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현재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임상시험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에 등록돼 있는 메르스 관련 연구도 10건을 밑돌고 있다. 이마저도 대규모 자본을 가진 다국적 제약사가 아니라 정부기관이나 대학이 주도하는 초기 임상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치료제 개발이 걸음마 단계에 있는 것은 우선 메르스가 첫 보고된 지 불과 6년 밖에 안 된 신종 전염병인 탓에 파악된 정보가 많지 않다는 이유가 크다. 제약사가 신약 개발에 10년 이상의 시간을 투입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치료약 개발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또 업계 입장에서는 메르스는 한번 걸리면 30~40%의 확률로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절대적인 환자 수가 적어 임상 연구에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점도 백신 개발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발생한 전 세계 메르스 환자 수는 총 2229명으로, 연평균 370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메르스는 중동 등 일부 지역에서만 집중 발병하는 전염병이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에 따른 수익성도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일양약품과 진원생명과학이 메르스 치료제 혹은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양약품은 2016년 정부가 주관한 '신·변종 바이러스 원천 기술개발' 연구과제 선정 공모에서 메르스 치료제 개발업체로 선정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일양약품은 당시 메르스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등 관련 연구를 진행해온 성과를 인정 받았고, 이후 외부 기관과 공동 연구개발에도 나섰지만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작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2a상 허가를 받고 미국 이노비오와 함께 메르스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달 들어 메르스 예방 면역반응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첫 번째 임상시험 대상자 접종을 실시했다.

진원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백신인 GLS-5300은 미국에서 이뤄진 임상 1상에서 임상시험 대상자의 95%에서 항체가 생성되고, 접종 후 60주가 경과할 때까지 혈청 전환이 유지되는 등 일부 면역 반응이 확인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 역시 임상 초기 단계여서 결과를 확신하기 어렵다.

당장 치료제나 예방백신에 기대를 걸기 어려운 만큼, 보건당국은 전염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메르스 관련 2차 언론브리핑에서 "확진자와의 밀접접촉자는 22명이며, 역학조사를 통해 즉각대응팀 또는 역학조사관이 환자 상태에 따라 접촉자를 분류한 다음 자가격리 또는 시설격리 조치를 할 예정"이라며 "확진자 상태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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