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조율 강조, “소득주도성장 논쟁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포용성장의 길로 가야”
소통·조율 강조, “소득주도성장 논쟁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포용성장의 길로 가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소통과 조율에 역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4일 인사청문회에서 밝혔다.
문재인 정부 2기 경제사령탑으로 내정되면서 ‘원팀’을 강조하고 나선 홍 후보자에 대해서는 논란이 제기된 소득주도성장의 맹목적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읽히면서 청와대 뜻에 맞춘 정책 독주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비등했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이와 관련해 ‘예스맨’, ‘바지사장’, ‘경제 컨트롤타워의 히든 원탑(One-Top)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라는 일각의 평가가 회자되면서 부진에 빠진 변화 없는 정책의 답습보다는 획기적이고 소신 있는 정책적 요구가 빗발쳤다.
이에 홍 후보자는 여당과 정책조율은 물론 야당과도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기회를 갖고 대통령께도 격주 보고 정례화를 요청하겠다고 전했다.
‘예스맨’, ‘바지사장’ 같은 비유에는 “가장 아픈 부분”이라며 “그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임해왔기 때문에 (그런 평가에는)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를 이어 기재위 소속 박명재 의원이 “이 시기 경제부총리 역할은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서 정책을 실현하는 단순한 순응자의 역할을 할 것이냐, 잘못된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서 새로운 힘 있는 사령탑의 역할을 할 것이냐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가”라고 질의했고, 홍 후보자는 “후자로서 역할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의 추진과 관련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논쟁도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포용적 성장의 길을 가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간 성과가 더뎠던 혁신성장도 구조개혁을 서둘러 안정성장으로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해 경제정책의 지속성은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다만 홍 후보자는 “포용성을 강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시장의 기대에 비해 속도가 빨랐다고 지적됐던 정책에 대해서는 의지를 갖고 보완해 나가겠다”며 속도조절을 시사했다.
최저임금의 경우도 “내년부터 시장수용성, 지불여력, 경제파급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도록 하고 당장 내년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도 적극 모색하겠다”고 했지만 “내년 최저임금 10.9% 인상은 정해진 것으로 시장에 충격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논의되고 있는 것처럼 탄력적 근무제의 단위 기간 제도를 3개월에서 늘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논의 마무리가 가능한 빨리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경제성과 시점에 대한 논란도 제기됐다. 야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년 반이나 됐는데 아직도 전 정부 탓만 하고 있다”면서 “전 국민이 소득주도성장이 잘못된 정책이라고 하는데도 정부는 계속하려고 한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같은 지적에 홍 후보자는 “내년 하반기에는 가시화 된 경제정책 효과를 경제 지표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하면서도 내년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서는 “녹록치 않을 것”이라며 최근 전반적으로 한국 경제 성장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자는 “투자부진과 분배 문제 등이 악화된 것은 전 정권이나 소득주도성장 때문만은 아닌 종합적인 문제”라면서 “전 정부는 구조개혁의 노력은 했지만 사회적,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진행되지 않고 무리하게 진행돼 한계가 있었고, 현 정부 1기 경제팀도 마찬가지로 여러 노력을 했지만 성과를 거두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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