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데일리안 결산] 반도체 고공비행...스마트폰 부진 '희비'
지난해 이어 초호황 지속...높아진 의존도 부담 속 내년 하락 우려
스마트폰 첫 역성장 속 中 화웨이 등 스마트폰 무서운 추격
작년 이어 초호황 지속...높아진 의존도 부담 속 내년 하락 우려
스마트폰 첫 역성장 속 中 화웨이 등 스마트폰 턱 밑까지 추격
올해는 그야말로 반도체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슈퍼 파워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올 한해 전자업계의 키워드는 반도체였다. '사상 최대-역대 최고'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닐 정도로 반도체는 전자업계를 넘어 산업계의 긍정적 아이콘으로 활약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파워는 올해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점 논란이 불거졌지만 올 한해 질주는 계속됐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누적 전체 영업이익(48조800억원)의 약 76.6%를 반도체에서 창출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30조5070억원과 영업이익 16조4137억원을 달성,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매출액 30조1094억원·영업이익 13조7213억원)을 넘어서며 사실상 연 매출 40조원-영업이익 20조원 달성과 함께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메모리 반도체 수퍼 파워 입증...DP도 상저하고
이러한 성과는 지난해에 이은 메모리반도체 초호황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양사는 올해 3분기 기준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 75%, 낸드플래시 52%로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폭증하면서 가격이 올랐고 이는 곧 메모리반도체 톱 2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성과로 이어졌다. 하반기 들어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지만 그동안의 호황 효과가 지속되는 형국이다.
이러한 호황으로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업계 시설투자 규모가 사상 최초로 1000억달러(약 112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업계의 투자도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시설투자 규모는 총 1071억4000만달러로 추산돼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934억7700만달러)보다 약 15%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삼성전자가 226억2000만달러(약 25억3344억원)으로 전체의 21.1%를 차지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한 초격차 기술 전략이 힘을 발휘하면서 반도체코리아 파워를 다시 한 번 입증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2월 경기도 화성에 6조원을 투입해 극자외선(EUV) 등 첨단 인프라에 최적화된 신규 생산라인 건설에 착수했고, SK하이닉스도 지난 10월 충북 청주 신공장 M15 가동을 시작한데 이어 이번달 19일에는 이천 M16 생산라인 건설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아진 반도체 의존도로 내년부터 반도체 경기 하락 이후 국내 산업계와 경제계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양대 축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꺽이면서 업황도 조정을 받을 전망으로 다만 하반기부터 회복 반등할 것이라는전망도 있어 업계는 희망의 끈을 놓치 않고 있다.
디스플레이도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 어려움 속에서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마이크로LED, 폴더블·롤러블 등 신기술로 현재의 실적과 미래의 기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또 중대형 배터리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전장용 부품들의 성장세도 눈에 띄었다.
◆부품 강세 속 완제품 못 미쳐...스마트폰·TV 내년 본격 회복 기대
하지만 스마트폰과 TV 등 전자업계를 이끌었던 완제품들은 침체가 지속되면서 부품과는 다소 다른 흐름을 보였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교체 주기의 장기화와 혁신 부재로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16억2850만대에서 14억8100만대로 하향 조정했는데 이는 지난 2007년 이래 첫 감소세 전환이다.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는 3분기 출하량을 3억8000만대로 집계했는데 이는 전년비 5% 감소한 것이다. 이같은 출하량 감소는 중국과 북미의 침체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전체 시장 점유율 1위를 사수하긴 했으나 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추격전으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화웨이는 2위 애플을 따라 잡으며 무서운 약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점유율 19%로 1위를 지켜냈으나 4분기 연속 출하량이 감소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카메라와 엣지 디자인의 프리미엄 단말과 최초로 쿼드(4개) 카메라를 선보인 중가폰 ‘갤럭시A9'를 출시하는 등 돌파구를 모색했다.
LG전자도 흑자전환 노력을 지속했지만 결국 역부족이었다.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중이다. 다만 연간 적자폭이 축소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 시그널이다.
LG전자는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스마트폰 수장을 1년만에 교체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회사는 지난 11월 말 정기인사에서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장 자리에 황정환 부사장 대신 권봉석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사장)을 새로 앉혔다. 가전 1등 DNA를 스마트폰에 이식하겠다는 전략이다.
내년에는 폴더블과 5G 단말 경쟁으로 시장이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과 5G는 정체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재기의 발판을 가져다 줄 혁신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새해에 내놓을 '갤럭시S10'은 구멍만 남기고 화면을 가득채운 ‘홀 디스플레이’와 폴더블, 5G 통신 지원까지 비장의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화웨이 역시 새로운 폼팩터 경쟁에 동참할 전망이다.
가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TV 시장도 프리미엄 시장 형성이 본격화 되는 등 나름의 성과가 있었지만 그동안 지속돼 온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는 형국이다. 다만 OLED 비중 확대 속에서 마이크로LED 등 신기술과 크리스탈사운드올레드(CSO) 등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 등장하면서 내년 본격적인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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