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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 맞는 아시아나항공....2대 주주 박찬구의 선택은?


입력 2019.04.16 10:38 수정 2019.04.16 11:19        이홍석 기자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지분 11.98% 보유

인수전 참여 가능성 낮아...매각 후 지분가치 제고 주력할 듯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지분 11.98% 보유
인수전 참여 가능성 낮아...매각 이후 지분가치 제고 주력할 듯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매각 결정으로 새주인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회사의 2대 주주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주목받고 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동생이면서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라는 점에서 매각 전후 과정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결정되면서 회사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33.47%)에 이어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11.98%)과 이를 이끌고 있는 박찬구 회장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인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 회장은 꼼꼼하고 철저한 분석을 통한 보수적 경영 스타일이어서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경영을 추구해 온 박 전 회장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왔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그는 형인 박 전 회장과 지난 2006년과 2008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영방식에 대한 갈등을 빚어왔다. 박 회장은 당시 연이은 인수에 대해 박 전 회장의 무리수라고 비판하면서 형제간의 골이 깊어졌다.

결국 지난 2009년 형제의 난으로 불릴 정도로 전면전을 펼치며 형과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졌으며 계열분리 과정을 거친 후 지난 2015년부터 금호석유화학이라는 별도의 그룹으로 독자경영체제를 구축해 왔다.

형과의 갈등은 아시아나항공을 놓고도 한동안 지속됐다. 금호석유화학은 2대 주주로서 과거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박삼구 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반대와 상호출자제한을 위한 총수익맞교환(TRS) 방식의 금호산업 주식 매각에 대한 소송을 비롯, 주총결의 부존재 확인 소송, 주주대표 손해배상 소송 등으로 법적으로 맞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회사의 유동성 위기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은 전략적인 계산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지난해 7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발생으로 아시아나항공 직원연대와 노동조합이 박삼구 전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2대 주주인 금호석화를 이끌고 있는 박 회장에게 공개적으로 지원 요청을 했지만 이를 외면한 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지원할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됐고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내심 바랬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그동안 주가가 크게 하락했는데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오히려 향후 주가 상승 등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만한 규모가 되지 않는데다 박 회장의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도 한몫하고 있다. 이미 석유화학그룹으로 정체성을 확실히 표방한 상태에서 사업 연관성이 떨어지는 항공사를, 그것도 부채가 많아 재무구조가 취약한 회사를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연내에 해결해야 하는 부채는 1조3000억원으로 총 부채규모가 6조원이 넘어 재무부담이 상당히 큰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후보로 SK·한화·롯데·애경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2대 주주인 금호석화의 이름은 나오고 있지 않는 점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도 박찬구 회장과 금호석화가 움직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인수보다는 주요 주주로서 지위를 확보한 채 지분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전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계열분리 전후 박찬구 회장이 가장 많이 문제를 제기했던 회사로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속해 있는 것이 못마땅했을 것”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어려운 만큼 좋은 곳에 매각되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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