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연 '청바지 등 외국문화 옷차림, 후드티 및 모자착용 금지'
대진연 '청바지 등 외국문화 옷차림, 후드티 및 모자착용 금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로 결성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구모임'이 8일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발표대회를 진행한 가운데 참가자들의 '미국식 옷차림'을 금지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 당국의 자본주의·자유주의 사상 단속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는 태도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진연은 지난 7일 발표대회를 하루 앞두고 참가자들의 복장으로 '깨끗하고 단정한 옷차림'과 '깔끔한 정장'을 권장한다는 내용의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아울러 '안 되는 옷차림'으로 '영어가 써있는 옷', '청바지 등 외국문화 옷차림', '후드티', '모자착용'을 제시했다.
대진연이 내세운 복장 규칙은 북한 당국의 복장검열 지침과 유사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주민들 사이에서 미국식 문화와 자본주의 사상이 확산되는 이른바 '비사회주의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규찰대'를 조직해 옷차림과 두발 단속을 비주기적으로 실시해 왔다.
자유아시아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남북미 대화가 본격화 되던 지난해 3월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행위를 하는 자를 엄벌에 처할 데 대하여'라는 포고를 공표하고, 같은 해 8월에는 '사회주의생활양식에 맞지 않는 옷차림과 머리단장 등 비사회주의 현상을 뿌리 뽑을 데 대한 특별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주된 단속대상은 '영어글자가 많은 옷', '청바지', '화려한 그림이 들어간 옷', '스키니 진', '미니 스커트' 등 이른바 '자본주의 날라리풍' 복장 일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복장은 북한 내에서 자체 생산되지는 않지만 중국을 통해 암암리에 유입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북한 분야 전문가는 대진연이 미국식 옷차림을 금지한 것에 대해 "북한의 반(反) 자유주의 구호를 무비판적으로 따라가는 자세에서 비롯된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북한이 내세우는 민족공조 정신을 반미 반자유주의 사상과 결부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3월 대학 운동권 단체들이 연합해 결성한 대진연은 같은 해 11월 '백두칭송위원회', '대학생 실천단 꽃물결', '김 위원장 서울방문·남북정상회담 환영 청년학생위원회' 등 단체 결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대부분 깊숙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단체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촉구하는 한편, 김 씨 일가를 '칭송'하는 듯한 집회를 잇따라 펼치면서 보수단체로 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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