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세페 존재감 '제로'"…국내 기업도 덕본 '땡큐 광군제'
화장품·패션·식품 업체들 '함박웃음'
국내 코리아세일페스타 소비자 반응 '냉랭'
화장품·패션·식품 업체들 '함박웃음'
국내 코리아세일페스타 소비자 반응 '냉랭'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와 국내 쇼핑 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바라보는 유통업계의 표정이 정반대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광군제에 참여한 국내 화장품·패션·식품 업체들은 모처럼 함박 웃음을 지었다. 반면 올해 4회째를 맞은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여전히 존재감이 '제로' 상태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진행된 광군제는 하루 만에 거래액 2684억 위안(약 44조6200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보다 25.7% 증가한 수준이다.
광군제는 지난 2009년 독신을 뜻하는 숫자 1이 네 번 겹치는 11월 11일의 외로움을 쇼핑으로 달래자는 취지에서 행사가 시작됐다. 단 하루 행사를 위해 1년 동안 준비를 하기 때문에 파격적인 가격으로 마케팅이 가능하다.
광군제에 참가한 국내 유통업계도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이랜드는 지난 11일 광군제 하루 동안 알리바바 티몰에서 2억9700만 위안(한화 약 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각한 티니위니 브랜드 매출을 제외하면 작년 대비 20% 성장한 수치다.
농심도 지난해 광군제보다 40% 성장한 700만 위안(약 11억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번 광군제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은 ▲신라면 ▲너구리 ▲안성탕면 ▲김치라면 등 인기 제품 8종으로 구성된 ‘농심라면 패키지’다. 신라면과 김치라면 등 인기 브랜드를 중심으로 패키지 제품을 구성하고 온라인 광고를 집중적으로 집행해 중국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데 성공했다.
특히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K뷰티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LG생활건강은 올해 광군제에서 ▲후 ▲숨 ▲오휘 ▲빌리프 ▲VDL 등 5개 화장품 매출이 전년 대비 187% 늘었다.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의 광군제 매출은 전년 대비 208% 증가했다. '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20% 증가하며 광군제 1억 위안 매출 브랜드 풀에 처음 입성했다.
애경산업은 광군제 판매를 시작한 지 50분 만에 지난해 판매액을 뛰어넘어 하루만에 5554만위안(약 9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371% 급증했다.
반면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대한 소비자와 업계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그동안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행사라 참여도가 낮다는 지적에 올해부터는 민간 주도 하에 기간도 10일에서 3주로 대폭 늘렸다.
그러나 개선되지 않은 구조적인 문제와 공정거래위원회의 '특약매입 지침' 등 유통업계에 대한 규제가 겹치면서 시작 전부터 난항을 겪었다.
제조사가 직접 재고를 처리하거나 미리 물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광군제 등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백화점, 대형마트와 같은 유통업체가 제조사 상품을 대신 팔아주는 구조여서 대규모 할인이 불가능한 구조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백화점이 세일을 주도하면 할인 행사 비용의 50%를 부담해야 한다는 '특약매입 지침'을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하면서 당장 겨울 정기 세일도 결정을 못 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앞장서서 소비 심리에 불을 지피기는커녕 각종 규제로 소비 심리에 찬물을 끼얹는 정책만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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