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대책 직후 청약‧저층 위주 일반분양 감안하면 ‘선방’
무주택 현금부자 여전…규제로 강남권 청약시장 울타리만 높아졌다
역대급 부동산 규제에도 현금부자들이 점령한 강남 청약시장은 기존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주택형에서 50점대 당첨가점이 등장하긴 했지만, 15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이 원천 차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다.
또한 그동안 계속해서 현금부자들의 리그로 불려온 강남권 청약시장의 울타리가 더욱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아파트투유는 지난 13일 개포4단지를 재건축한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의 청약당첨결과를 발표했다. 최고 당첨가점인 79점은 전용 114㎡에서 나왔다.
이 아파트는 12‧16대책 발표 이후 첫 강남권 분양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 단지다. 주변 아파트와 비교해 7억~10억원 수준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지만,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대출 금지가 되면서 현금부자들만 접근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번 청약 당첨결과를 두고 정부 규제로 청약시장의 열기가 잦아들었다는 시각도 있다. 전용 49㎡에서 56점 당첨 커트라인이 등장한 게 그 이유다.
그러나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는 일반분양이 대부분 저층이었으며, 고강도 규제가 적용된 것 치고는 당첨 커트라인 하락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는 전용 49㎡는 당첨가점이 최저 56점에서 최고 66점으로, 평균 60점을 나타냈다. 일반적으로 60점대 수준이었던 강남권 당첨 커트라인보다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용 114㎡ 등 다른 주택형에서는 최고 79점까지 등장하고, 평균적으로 60점대 중후반에서 70점대 초반 수준의 평균 당첨가점을 찍었다.
앞서 강남권에서 공급된 아파트 단지들과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10월 공급한 ‘르엘 신반포 센트럴’의 당첨가점은 최저 69점에서 최고 79점, 지난 9월 분양한 ‘역삼 센트럴 IPARK’의 당첨가점은 최저 65점에서 최고 75점이다.
전문가들은 미달이나 미계약분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당첨가점의 높고 낮음보다는 정부 규제로 강남권 청약시장이 현금부자들만의 리그로 더욱 굳혀졌다는 데 주목해야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가운데 올해 대규모 공급이 예정된 개포1단지와 둔촌주공은 어떤 결과를 보일지에 시선이 쏠린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역대급 초강력 규제로 불리는 12‧16대책 직후 진행된 청약에서 이 정도의 결과가 나왔다는 건 어떤 규제도 백약이 무효라는 걸 확인시킨 것”이라며 “강남권 분양시장에는 현금 조달 능력이 충분한 수요자들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