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공간‧밀접 접촉‧다중이용시설
방역 당국이 우려하는 3대 감염조건
감염 우려 확인된 학원‧교회…학교와 비슷한 환경
정부가 코로나19 여파로 세 차례 연기된 일선 학교의 개학일 및 개학방식을 오늘(31일) 확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비슷한 환경으로 평가되는 학원·교회 사례를 참고해 의사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감염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조건으로 △밀폐된 공간 △밀접 접촉 △다중이용시설 등 세 가지 조건을 하루도 빠짐없이 언급하고 있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여러 사람이 한정된 공간에서 사회적 거리(2m)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로 장기간 머물러야 하는 학교는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높은 시설로 평가될 수 있다.
실제로 학교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학원에선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30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국내 최대 편입학원 중 하나인 김영편입학원이 강사 확진자 여파로 학원 문을 다음달 10일까지 닫기로 했다.
역학조사 결과 강사 환자는 지난 25일과 26일 각각 서울 강남과 신촌 위치한 학원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강의를 진행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강의실에 50~60여 명의 학생이 있었던 만큼, 향후 학원발 집단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서울 도봉구 방학3동에서는 학원 강사가 확진판정을 받아 접촉자로 분류된 학생 200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학생 감염은 그 자체로 우려스럽지만 학생을 매개로 가족 및 지역사회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좋은 학생들의 경우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미미한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여지도 커 전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많은 전문가들이 일단 학교에 출석하는 개학은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며 "아이들 학습권을 침범하지 않는 수준에서 다양한 방법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학교와 교회를 사회적 거리두기의 두 축으로 규정하며, 오프라인 예배를 통해 벌어진 집단감염이 오프라인 개학을 통해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이 600만 명 정도 되고, 개신교 교인들이 1000만 명 정도가 된다"며 "두 그룹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못 하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엄청난 숫자의 환자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