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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봉 잡은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 “잘 하는 것부터 손 댄다”


입력 2020.06.02 06:00 수정 2020.06.01 20:39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부진 늪 탈피 위한 시동…음료 중심으로 주류부문 통합 작업에 ‘속도’

주류생산공장 음료 물류센터로 체인지·주류 신제품 출시 등 ‘투트랙 전략’ 이어가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통합 대표이사 부사장ⓒ롯데칠성음료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통합 대표이사 부사장ⓒ롯데칠성음료

지난 1월 음료부문 대표에서 음료·주류 통합 대표로 지휘봉을 잡은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가 주류사업부문의 영업조직을 개편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주전공 분야인 음료 부문을 중심으로 큰 기틀을 잡고 주류 부문과 아울러 수익성 제고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에 최근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올해 1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음료사업부와 주류사업부 모두 예상치 못한 고전을 겪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음료사업부는 올해 1분기 2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253억원)보다 6% 감소했다. 주류사업부의 영업손실은 60억원에서 176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처럼 어려움이 계속 되자 이 대표는 비상경영 활동에 돌입함과 동시에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기본으로 음료·주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회 모색에 나섰다.


특히 경영 개선을 위해 음료 사업부를 하나의 큰 중심으로 잡고 주류 사업부문 조직을 통합시키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외부요인에 타격이 덜한 음료를 기반으로 수익성 제고 전략을 짠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이 대표는 음료 부문에서 그동안 뚜렷한 두각을 드러내왔다.


◇"잘 하는 것 더 잘하겠다"…음료 중심으로 '투트랙 전략' 속도


이 대표는 30년 넘게 롯데에만 몸담아 왔다. 2017년 음료 부문 대표로 오른 뒤 꾸준한 수익성을 낸 바 공으로 지난해 주류 부문까지 총괄하게 됐다.


롯데칠성음료가 단일 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건 3년 만이다. 롯데주류와 합병이 이뤄진 2011년부터 5년 간 이재혁 대표를 ‘원톱’으로 내세웠던 롯데는 2017년 ‘투톱’ 체제를 도입해 유지해 왔었다.


이 대표는 가장 먼저 롯데칠성이 부평에 위치한 주류생산공장을 음료 물류센터로 바꾸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폐쇄하거나 생산 공장으로 활용하기보다 음료 물류센터로의 용도변경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부평공장 주류 생산라인을 군산, 경산 공장으로 옮긴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조직도 개편했다. 각 지역 지점은 통합되거나 축소됐지만 주류 영업전략부문은 세분화 했다. 영업전략팀 내 전략담당과 채널담당이 신설됐고 영업지원팀 내 지원담당과 채권담당, KEG담당이 새롭게 꾸려져 운영된다.


여기에 2030을 타깃으로 젊은층 유입을 위한 파격적인 시도도 잇따라 하고 있다. 70년만에 새로운 맛의 신제품 칠성사이다 청귤· 복숭아를 출시하는가 하면, 방탄소년단(BTS)를 사이다 광고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칠성사이다’ 등 주력 상품군으로 구성된 탄산음료 매출은 물론 주스와 커피 시장에서도 이렇다 할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이 같은 전략을 쓴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을 음료 조직에 맞춰 담당으로 구분하게 된 것이라 세분화로 보긴 어렵다”면서 “음료의 경우 맡고 있는일에 맞춰 담당으로 나눴었는데 똑같이 담당체제로 바꾼것이라, 세분화 보다는 통일성 측면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롯데칠성음료

◇주류 새로운 밑그림 바탕으로 심폐소생술 들어가


이 대표가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문은 ‘주류’다. 롯데칠성음료는 음료사업부문이 국내 음료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안정적으로 실적을 내고 있지만 주류사업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점유율은 지속 쪼그라들고 있고 매출 역시 매년 내리막 길 중이다.


하지만 주류 사업에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고 곧바로 심폐소생술에 들어갔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주류 부문 실적 타개를 위해 ZBB(Zero Based Budget) 프로젝트를 적용하는 묘책을 썼다. ZBB는 원가절감과 프로세스 개선으로 비용을 줄이는 수익성 중심 경영전략이다.


또 이달 본격 유통되는 맥주 신제품 ‘클라우드 생(生) 드래프트’로 맥주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다만 3년 전 ‘소맥(소주+맥주) 시장’을 노리고 출시됐던 롯데의 야심작 ‘피츠 슈퍼클리어’의 경우 판매 부진을 이유로 연내 단종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상황이 좋지 않기는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밖에 소주의 경우 수출전용 순하리 과일소주가 동남아 시장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은 지난달 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 수출용 네 번째 라인업인 순하리 애플망고 초도물량 약 14만병을 수출했다. 지난해 순하리 매출은 전체 동남아 시장에서 전년 대비 30% 신장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하반기새롭게 출시한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의 신선하고 청량감 있는 제품 특징을 알려나가는 동시에 소주는 컬래버레이션, 미니어처 출시 등 젊은 감각으로 2030 소비자들을 공략한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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